'홈런 더비 저주' 비웃은 천재 타자, 오타니 꺾고 감 잡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7.22 05: 12

메이저리그에선 '홈런 더비의 저주'라는 말이 올스타전 이후 종종 쓰인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 참가한 뒤 부진에 빠지는 타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힘이 잔뜩 들어간 홈런 스윙을 반복하며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로 인해 홈런 더비 참가를 기피하는 선수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여기, 홈런 더비의 저주를 비웃는 선수가 있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올스타전 홈런 더비 1라운드에서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를 꺾었던 후안 소토(23·워싱턴 내셔널스)는 완전히 반대다. "홈런 더비 이후 감을 잡았다"며 지금껏 보지 못한 예찬론을 펼쳤다. 
지난해 47경기에서 13홈런을 터뜨리며 내셔널리그 타율(.351) 출루율(.490) 장타율(.695) OPS(1.185) 1위를 휩쓴 소토는 올해 전반기 79경기에서 타율 2할8푼3리 11홈런 42타점 OPS .851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지난해 워낙 좋았던 소토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 숫자들이었다. 

워싱턴 소토 / soul1014@osen.co.kr

하지만 후반기 5경기에서 무섭게 폭발하고 있다. 20타수 11안타 타율 5할5푼 5홈런을 폭발하며 OPS 2.040을 기록 중이다. 표본이 많지 않지만 5경기 중 2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가동하며 무섭게 몰아치고 있다. 2018년 만 19세에 빅리그 데뷔 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천재 소리를 들었던 소토로 돌아왔다. 
소토는 "전반기에는 땅볼 타구가 너무 많았고, 스윙을 수정하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했지만 땅볼만 계속 나왔다"며 "홈런 더비에서 어떻게 공을 띄워야 하는지 생각했고, 감을 잡는 데 도움됐다. 그래서 인상적이다. 홈런 더비가 이렇게 빨리 도움이 될 줄 몰랐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홈런 더비에 참가한 후안 소토 2021.07.1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도 "소토가 홈런 더비로 제 모습을 찾았다. 홈런 더비에서 무리하게 잡아당기지 않고 가운데와 반대 방향으로도 많이 쳤다. 그게 소토의 원래 모습이다"며 반색했다. 
소토의 땅볼 타구 비율은 전반기 55.0%에서 후반기 42.9%로 눈에 띄게 줄었다. 2019년(41.9%) 비율에 가까워지고 있다. CBS스포츠는 '홈런 더비 이후 슬럼프는 여러 번 입증된 근거 없는 믿음이다. 무작위로 8명을 뽑으면 몇 명은 전반기보다 후반기 성적이 나쁠 수 있다. 그게 야구다. 갖다 붙이는 것을 좋아해 홈런 더비 이후 부진이 계속 되고 있지만 내셔널스의 신동 소토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다'고 전했다. 
홈런 더비 1라운드에서 오타니와 맞대결한 소토는 정규시간에 나란히 22개씩 넘겼다. 1차 연장에서도 6개씩 똑같이 넘기면서 2차 연장을 치렀다. 소토가 3개의 공을 모두 홈런으로 연결한 뒤 오타니가 초구에 땅볼을 치면서 승패가 갈렸다. 명승부 끝에 오타니를 꺾은 소토는 2라운드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한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에게 패했다.
[사진] 홈런 더비에서 오타니와 웃으며 인사하는 소토(오른쪽) 2021.07.13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편 소토에게 무릎 꿇은 오타니는 후반기 5경기에서 20타수 4안타 타율 2할 1홈런 4타점 OPS .704로 주춤하다. 23타석 11삼진으로 삼진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18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4삼진, 2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3삼진으로 고전했다. 조 매든 에인절스 감독은 19일 시애틀전 후 오타니의 부진에 대해 "피로보다 기술 문제에 있다. 평소보다 더 당겨치는 폼이다"며 홈런 더비의 악영향을 인정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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