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수확이었다".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은 전반기 성적을 아쉬워하면서도 우완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28)을 최대의 수확으로 꼽았다. 정해영 장현식 박진태 등 필승조, 그리고 신인 이의리와 이승재의 활약도 거론했다. 타자들보다는 주로 투수들을 거론하는 모습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예정된 자체 연습경기에 앞서 "전반기는 아쉽고 개선할 대목이 많았다"고 미안함과 아쉬움을 동시에 드러냈다. 전반기 성적은 31승43패, 승률 4할1푼9리, 리그 9위였다. 팀을 이끄는 감독으로 고개를 들 수 없는 성적표이다.

줄부상으로 마운드과 타선이 부실해졌고, 급기야 수비까지 흔들렸다. 6월에만 6승17패, 승률 2할6푼1리의 참담한 성적을 냈다. 한때 꼴찌까지 내려앉았다. 7월 6전 전승을 거두며 적자폭을 줄였다. 그러나 너무 많이 벌어져 있어 후반기에서 만회하려면 갈 길이 멀다.
윌리엄스 감독은 수확거리를 묻는 질문에 "임기영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필승조도 잘해주었고, 신인 이승재도 수확이었다. 1군에 던지다 2군으로 갔지만 계속 던지면서 감각을 익혔다는 부분이 긍정적이었다. 이의리도 전반기에 잘 던지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박수를 보냈다.
임기영은 개막 초반 훈들렸으나 5월 20일 대구 삼성전 7이닝 2실점을 시작으로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이어가며 에이스 노릇을 했다. 지난 7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 KT전도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구속이 144km까지 빨라졌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에 커브까지 변화구의 궤적이나 예리함도 남달라졌다.

프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볼을 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투구로 볼넷을 최소화하며 이닝 소화력을 높였다. 후반기에는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에 도전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작년 꾸준하게 기회를 주었고, 올해 확실한 선발투수로 발돋음 시켰다는 점을 은근히 자랑했다.
필승맨 장현식은 14홀드, 마무리 정해영은 5승 15세이브을 거두며 뒷문을 책임졌다. 루키 이승재도 24경기 마운드에 올라 가능성있는 볼을 던졌고, 박진태는 추격조와 필승조 투수를 오가며 제몫을 했다. 이의리는 150km 짜리 화끈한 투구로 신인왕 후보에 올르며 올림픽 국가대표에 뽑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