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호의 90년생 내야 듀오가 평가전부터 공수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허경민(두산)은 지난달 16일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승선한 소감을 묻자 동갑내기 친구 오지환(LG)과의 재회에 남다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번 대표팀에 승선한 1990년생 선수는 허경민, 오지환, 박건우(두산) 등 총 3명. 이들은 지난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우승 주역으로, 모처럼 다함께 태극마크를 달고 한 곳에 모이게 됐다.

박건우와는 수비 위치가 다르고, 또 줄곧 한 팀에 있었기에 오지환과 오랜만에 맞추는 내야 수비 호흡이 기다려진 허경민이었다. 그는 “올림픽에 나간다면 내 옆에는 친구이자 한국 최고의 수비수 오지환이 있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친구와의 재회를 학수고대했다.
그리고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첫 평가전에서 동반 출전이 성사됐다. 허경민은 7번 3루수, 오지환은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며 수비와 더불어 공격에서도 나란히 호흡을 맞추게 됐다.

모처럼 뭉친 90 듀오는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시너지효과를 냈다. 빅이닝에 성공한 2회가 그 시작이었다. 선두로 나선 허경민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낸 뒤 오지환이 2루타로 단숨에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이들은 이후 박해민의 3타점 싹쓸이 3루타 때 차례로 홈을 밟았다.
이어진 3회에도 두 선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1사 후 등장한 허경민이 좌전안타, 오지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든 것. 후속타 불발에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2이닝 연속 밥상 차리기에 성공했다.
이후 오지환이 5회 2루타를 추가한 가운데 7회에는 교체 투입된 박건우까지 가세해 90 트리오가 추가점을 합작했다. 이번에도 선두 허경민이 우전안타, 오지환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기록한 뒤 김혜성의 희생번트에 이어 박건우가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쳤다. 타구 비거리가 짧았지만, 허경민이 전력질주로 홈을 훔쳤다.
이날 최종 결과는 김경문호의 9-0 완승. 비록 평가전이지만, 첫날부터 내야의 든든한 두 기둥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