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2주 자가격리 여파 실감, “투수들 컨디션 금방 올라오진 않을 듯”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7.28 17: 51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선수단의 68%가 2주 자가격리를 한 두산이 후반기 준비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휴식기 훈련에서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은 “2주 자가격리로 인해 투수들이 정상 컨디션으로 던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두산은 지난 10일 1군 선수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8일부터 국가대표 3명(허경민, 박건우, 최원준) 및 국가대표 예비엔트리에 속해 백신을 접종한 선수를 제외하고, 김태형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4명, 선수 17명이 2주 자가격리를 했다. 이후 격리가 종료된 21일 전원 PCR 검사를 실시했고,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오며 22일부터 후반기 대비 팀 훈련에 돌입했다. 확진자 2명도 생활치료센터에서 일찌감치 퇴소해 훈련에 참가했다.

3회초 두산 김태형 감독이 교체 사인을 보내고 있다. 2021.06.26 /jpnews@osen.co.kr

훈련 시작 후 약 일주일이 흐른 상황. 자가격리의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특히 후반기 개막을 약 2주 앞둔 가운데 투수진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2주를 그냥 쉰 게 아니라 꼼짝을 못했으니 현재 컨디션을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다. 조금 더 훈련이 필요하다”며 “투수들은 아마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던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페이스가 정체돼 있는 투수 명단에는 외국인 원투펀치도 포함돼 있었다. 일단 에이스 워커 로켓은 팔꿈치 부상 여파로 후반기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됐고, 볼넷왕에서 탈삼진왕으로 변신한 아리엘 미란다는 긴 격리로 컨디션이 많이 떨어져 있다. 김 감독은 “미란다 역시 2주를 꼼짝도 안 했으니 현재 후반기 정확한 등판 시기를 말씀을 드릴 수 없다. 상태를 봐서 정해야 한다. 불펜투구, 연습경기를 통해 개수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1회말 두산 선발 곽빈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6.13 / dreamer@osen.co.kr
에이스의 늦은 복귀, 자가격리 등 각종 변수로 인해 후반기 첫 로테이션은 미란다, 최원준, 이영하, 곽빈, 김민규 등이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원준은 도쿄올림픽 일정에 따라 후반기 첫 등판이 늦어질 수도 있다. 또 다른 선발 자원인 유희관도 후보군에 있지만, 전반기 부진 탓에 일단은 롱릴리프 또는 불펜 기용이 예상된다.
특히 이들 중에서 가장 기대치가 높은 선수는 곽빈이다. 2018년 1차 지명에 빛나는 곽빈은 팔꿈치 수술 이후 3년만에 복귀했지만, 아직까지 데뷔 첫 선발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시즌 기록은 7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3.98. 제구 난조로 좋은 구위를 전혀 살리지 못한 결과다.
그러나 후반기엔 로켓의 대체선발을 비롯해 흔들리는 토종 선발진의 한 자리를 책임져야 한다. 김 감독도 “로켓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았을 경우 우선순위로 곽빈을 생각하고 있다. 계속 준비를 하는 중”이라고 신뢰를 보였다.
아울러, 전반기 큰 고민을 안겼던 이영하, 유희관 듀오의 반등에도 기대를 걸어본다. 이영하는 7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9.82, 유희관은 9경기 2승 5패 평균자책점 8.15로 크게 흔들렸다. 김 감독은 “(유)희관이는 타자들과의 승부가 버거워 보였다. 그래도 (이)영하가 전반기 막판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기에는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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