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욕심 내려놓겠다” 두산 1차 지명 유격수, 마음 비운 이유는? [오!쎈 인터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7.28 19: 50

두산 신인 내야수 안재석(19)이 전반기를 되돌아보며 후반기 신인왕 욕심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안재석은 서울고를 나와 2021 두산 1차 지명을 받은 내야 특급 유망주다. 2004년 김재호 이후 무려 17년만에 두산맨이 된 1차 지명 내야수로, 그만큼 기대가 높았고, 실제로 전반기 김재호가 부진 및 부상으로 자주 이탈한 가운데 52경기 타율 .275 2홈런 12타점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는 기존 1군 선수 못지않게 잘한다. 워낙 갖고 있는 게 많아 발전 가능성이 큰 선수”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28일 잠실에서 만난 안재석은 “주변에서는 다 잘했다고 하시는데 개인적으로는 만족을 못 한다. 조금 더 잘할 수 있었다”며 “갑자기 체력이 확 떨어졌고, 체력이 떨어지니 공수 모두 집중을 못하고 한 번씩 잔실수가 나왔다. 그런 게 없었다면 아쉬움이 남지 않았을 것”이라고 데뷔 시즌 전반기를 되돌아봤다.

2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7회초 2사 1, 2루 두산 안재석이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21.05.29 /ksl0919@osen.co.kr

그래도 전반기 팀이 치른 74경기 중 무려 52경기에 나설 줄은 예상치 못했다. 그만큼 1군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안재석은 “기회가 이렇게 많이 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 보여줄 걸 다 보여줬고, 내 야구를 한 것 같아 후회는 안 한다”고 뿌듯해했다.
안재석의 빠른 성장 뒤에는 김재호, 허경민, 오재원 등 리그 정상급 수비를 자랑하는 내야수 선배들이 있었다. 특히 ‘천재 유격수’라 불리는 김재호가 스프링캠브부터 멘토를 자청하며 유망주 성장에 힘을 썼다.
210521 두산 안재석 /rumi@osen.co.kr
안재석은 “멘탈 관련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실책을 한 뒤의 행동과 그 때 멘탈을 잡는 법을 배웠다”며 “좋은 선배님들 덕분에 적응 및 성장에 큰 도움을 받았다. 물론 다른 구단 선배님들은 보지 못했지만, 우리 선배님들이 프로 생활을 오래하셔서 그런지 확실히 노하우가 다르다. 계속 배우기 위해 선배님들을 유심히 봤고, 앞으로도 조금씩 흡수해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반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4월 17~18일 LG전이었다. 두산은 당시 주전들의 줄부상 속 연이틀 1.5군 라인업을 가동했지만 백업의 힘을 앞세워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17일에는 상대 에이스 앤드류 수아레즈를 3이닝(3실점)만에 강판시켰다. 안재석은 이틀 동안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1안타씩을 쳤다.
안재석은 “주축 선배님들이 다 부상으로 빠져나갔었다. 당시 잇몸야구라는 기사도 봤다”며 “당시는 안타 하나도 치기 어려웠던 시즌 초반이었는데 호수비 2개랑 안타 1개를 쳤다. 그냥 그 때 경기가 멋있었던 것 같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반대로 5월 1일 잠실 SSG전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안재석은 2-2로 맞선 연장 12회초 2사 후 정현의 느린 타구를 잡아 1루에 악송구했고, 이는 결국 박성한의 결승 스리런포로 연결됐다. 안재석은 “SSG전 12회초에 결정적인 실수 하나로 역전을 당했다. 흑역사다”라고 아쉬워했다.
두산 안재석. 2021.06.19. /cej@osen.co.kr
안재석은 전반기 활약에 힘입어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에 도전 중이다.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지만, 후반기에도 지금의 기세를 잇는다면 한 번 기대를 걸어볼만 하다. 또 충분히 그럴만한 자질을 갖고 있다.
그러나 안재석의 시선은 달랐다. 그는 “지금은 욕심을 버린 상태”라며 “계속 신인왕을 생각하고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 힘이 들어간다. 이제 후반기에는 (그런 생각을) 바꿔보려고 한다. 조금 내려놓고 내 플레이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후반기에는 수비 이닝을 길게 가져가는 게 목표다. 실책도 최대한 줄이고 싶다”며 “타석도 결과와 관계없이 최대한 많이 들어가는 게 좋은 것 같다. 많이 나가고 뛰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전했다.
도쿄로 향한 동갑내기 친구 이의리(KIA), 김진욱(롯데)을 보며 태극마크라는 목표도 갖게 됐다. 안재석은 “같은 나이인데 나라를 대표해서 뛰는 김진욱, 이의리를 보면 부럽다”며 “난 아직 태극마크를 한 번도 달아본 적이 없다. 기회가 되면 최대한 빨리 달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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