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겠다" 실패 몰랐던 1차 지명 유망주, 전환점 찾았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7.29 10: 44

탄탄대로만 달려왔다. 실패를 몰랐던 아마추어 시절이었다. 그렇게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고 그 기대대로 프로 무대에 연착륙하고 성장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프로의 무대는 높았고 발전과 변화 없이, 이전과 똑같은 야구로는 더 이상 승산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1차 지명 유망주였지만 올해는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했던 서준원(21)은 전환점을 겪었고 변화된 모습을 반드시 보여주겠다는 무장이 되어있다.
서준원은 지난 27일,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패스트볼(23개) 최고 구속 148km, 평균 144km를 기록했다. 슬라이더(10개)는 최고 132km, 평균 128km를 찍었다. 그 외에 커브(7개), 체인지업(6개)을 던졌다.
전반기 19경기(1선발) 3홀드 평균자책점 7.20의 기록을 남기는데 그쳤다. 선발 경쟁을 펼쳤지만 선발에서 탈락했고 불펜으로도 전혀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초특급 유망주의 면모를 과시했다. 150km에 육박하는 공을 뿌리는 잠수함 투수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했고 기대감은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해와 올해는 데뷔시즌의 임팩트를 이어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롯데 서준원 /sunday@osen.co.kr

각 연령급 대표에 뽑혔고 고교무대를 평정했다. 아마추어에서는 성공만 거뒀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성장이 정체됐고 실패를 거듭해서 맛봤다. 결국 이전 두 시즌보다 올 시즌에는 2군에 머문 기간이 훨씬 길었다. 그는 “2군에서 정호진 감독님, 강영식, 홍민구 코치님께 많이 배웠다. 한결 여유로워졌다”라며 “제 장점인 빠른 패스트볼을 살리는 것이 우선이었고 그 장점을 뒷받침 해줄 변화구가 필요했다. 변화구가 그동안 말을 듣지 않아서 많이 연습했다”라고 밝혔다.
정확히는 빠른 변화구를 장착하고 몸에 익히는 것이었다. 데뷔 이후 줄곧 빠른 변화구 장착에 대한 욕구가 강했는데, 비로소 해답을 찾은 느낌. 그는 “슬라이더 그립 자체를 바꾸고 팔 스윙을 빠르게 하려고 했다. 그것이 잘 맞았고 결과도 괜찮았다. 왼손 타자에게도 체인지업처럼 떨어지는 공이 아니라 휘어서 떨어지는 공을 던지니까 상대하는 것이 쉬워졌다. 2군에서도 괜찮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야구를 하면서 슬라이더가 130km대를 넘어서는 것이 처음이었다. 그 전에는 슬라이더와 커브의 구속 차이가 별로 없었는데 지금 슬라이더는 구속도 나오고 패스트볼과 최대한 비슷한 궤적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세게 던지는 느낌으로 던진다”라면서 “팔 스윙이 빨라지면서 변화구 구속이 좋아진 것을 선배나 동료들이 얘기해준다. 그러면 나도 기분이 좋고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고 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2군에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기간이 전환점이 됐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올해는 2군을 자주 왔다갔다 했는데 이 기간이 전환점이 되는 것 같다. 2군을 간 이유는 분명하다. 내가 못 보여줬기 때문이다. 다시 준비를 해야 했다. 2군으로 내려갈 때도 변화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때 정말 힘들었고 나 자신에게도 실망을 많이 했다. 스트레스도 너무 많았다. 내가 던지는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2군에서도 마음을 못 잡을 번 했지만 정호진 감독님께서 잡아주셨다. 감사하다”라고 되돌아봤다.
롯데 이용훈 투수 코치가 서준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마음을 다잡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전반기 막판이었다. 리그가 중단되지 않았다면 13일 사직 한화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는 “올해 보여준 것이 없고 안 좋은 모습 많이 보여줬다. 2군에서 많이 좋아진 모습을 보여주며 던지고 싶었는데 리그가 중단됐다. 어쩔 수 없지만 아쉬움이 컸다”라고 되돌아봤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시간은 후반기에도 충분히 있다. 후반기에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시즌을 소화할 예정이다. 후반기 각오에는 독기가 가득했다. 더 이상 과거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냉정하게 이기는 야구,  만족할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 어처구니 없이 강판 당하고 할 수 있는 것 못하고 내려오는 경기는 없었으면 좋겠다”라면서 “올라가면 무조건 이기고 성적을 올려서 변화 됐다는 것을 감독님, 코치님 모두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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