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오지환(LG)이 도쿄 올림픽 이스라엘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홈런 포함 3안타 원맨쇼를 펼쳤다. 당시 병역 미필 선수들에게 대표팀 선발 특혜를 줬다는 비난 여론을 받으며 국정감사에 출석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의 도 넘는 망신 주기에 시달렸던 선동렬 전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도 재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시계를 3년 전으로 되돌려보자. 오지환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동안 국방의 의무와 야구를 겸할 수 있는 상무, 경찰 야구단 등에 지원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대표팀에 승선해 병역 혜택을 노린다는 의혹에 비난 여론을 받았다. 대표팀 발탁 후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자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사단법인 한국청렴운동본부는 선동렬 전 감독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신고했다. 또한 정운찬 전 KBO 총재와 선동렬 전 감독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선동렬 전 감독은 일부 야알못 국회의원들의 수준 이하의 질문에도 "그 우승이 뭐 그렇게 어려운 거라고 다들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바람막이가 되어야 할 정운찬 전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전임 감독제도에 반대한다"는 발언으로 힘을 실어주지 못하면서 선동렬 전 감독은 결국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승선 후 비난 여론에 시달렸던 오지환은 29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의 예선 첫 경기에서 만점 활약을 펼치며 자신을 둘러싼 곱지 않은 시선을 확 바꿔 놓았다.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오지환은 0-2로 뒤진 4회 동점 투런 아치를 터뜨렸다. 이스라엘 좌완 제이크 피시먼을 상대로 오른쪽 외야 스탠드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2-2 승부는 원점. 오지환은 4-4로 맞선 7회 2사 2루 득점 찬스에서 우중간 2루타를 터뜨려 2루에 있던 오재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대표팀의 6-5 승리를 이끌었다.
대표팀의 첫승 달성 후 각종 야구 커뮤니티에는 오지환을 향한 찬사가 쏟아졌고 선동렬 전 감독의 재평가가 이뤄졌다. 네티즌들은 '선동렬 감독이 제대로 뽑았었다. 선수 보는 눈이 일반일과는 다르다', '각동님 국대 유격수는 오지환이 맞습니다. 그립습니다', '청문회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이와 함께 일부 네티즌들은 국정 감사장에서 선동렬 전 감독을 향해 억지를 부렸던 국회의원들의 유튜브에 비난 댓글을 달기도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