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KBO 타격 1위, 08 이승엽일까 19 박병호일까 [도쿄올림픽]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8.01 08: 09

2020 도쿄올림픽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KBO 타격 1위 강백호. 그는 2008년 이승엽이 될까, 아니면 2019년 박병호로 남을까.
강백호는 지난달 31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미국과의 2차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1득점으로 부진했다.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1루 기회부터 헛스윙 삼진이었다. 여전히 1-0으로 리드한 4회엔 선두로 나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1-4로 끌려가던 6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다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후 마지막 9회 선두로 등장해 볼넷에 이어 양의지의 2루타와 오재일의 희생플라이 때 추격의 득점을 올렸지만, 이미 승기가 기운 뒤였다.

대표팀 강백호 2021.07.25/youngrae@osen.co.kr

KT 소속의 프로 4년차 강백호는 올 시즌 75경기 타율 .395 10홈런 61타점 활약 속 일찌감치 김경문호의 4번타자로 낙점됐다. 꿈의 4할 타율을 넘나드는 그의 타격이 국제대회서도 통할 것이란 기대감이 컸다. 강백호는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던 2년 전 프리미어12서 7타수 2안타 3타점 타율 .286의 강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그러나 KBO리그 전반기 타율 1위의 타격이 도쿄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도 4번 지명타자를 맡아 3타수 무안타 2볼넷 1삼진으로 고전했던 터. 당시 9회말 의욕만 넘치는 주루플레이를 시도하다 2루 태그아웃으로 찬물까지 끼얹었다. 그의 이번 대회 성적은 2경기 6타수 무안타 3삼진. 아직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으나 단기전은 1경기의 무게감이 다르다.
그 동안 국제대회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국가대표 4번타자를 살펴보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이승엽과 2019년 프리미어12의 박병호 정도가 떠오른다. 다만 같은 임팩트는 아니었다.
베이징올림픽의 4번타자 이승엽은 예선 7경기서 타율 .136(22타수 3안타)의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그러나 일본과의 준결승전 8회 결승 투런포를 터트리며 ‘국민타자’로 도약했다. 김경문 감독의 뚝심 야구에 보답한 순간이었다.
반대로 2019 프리미어12에서 4번을 맡았던 박병호는 타율 .179(28타수 5안타)로 대회를 마치며 끝내 김경문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오프닝라운드 첫 경기였던 호주전부터 슈퍼라운드 일본전까지 타율 .208의 슬럼프를 겪은 뒤 일본과의 결승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하며 일본의 우승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조별 예선을 B조 2위로 마친 한국은 오는 1일 A조 2위 도미니카공화국과 녹아웃스테이지 1라운드를 치른다. 예선 1위 자리를 내주며 목표인 금메달을 향한 일정이 조금은 험난해진 상황.
김 감독의 그 동안 국제대회 및 KBO리그 지휘 특성 상 4번타자는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결국 강백호 스스로 감을 찾아 KBO리그 타격 1위의 면모를 뽐내야 한다. 과연 강백호는 2008년 이승엽과 2019년 박병호 중 어느 길을 택할지 지켜볼 일이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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