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것 처럼 기뻤다.”
만 20세의 좌완 영건이 프로 입단 이후 1년 여의 재활을 끝내고 마운드로 돌아왔다. 아프기 시작한 시점부터 모든 재활 과정을 지켜본 사령탑은 “한국시리즈를 우승한 것만큼 기뻤다”라고 마운드 복귀를 반겼다. 롯데 자이언츠의 2020년 2차 1라운더로 지명된 2년차 좌완 홍민기(20)를 향한 속마음이었다.
홍민기는 2차 1라운더라는 높은 기대감 속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입단 이후 어깨, 허리, 팔꿈치 등 크고 작은 통증 등이 이어지면서 실전 등판에서 공을 뿌릴 기회가 거의 없었다. 와일드한 투구폼으로 최고 148km까지 뿌릴 수 있는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괜찮아지려는 찰나에 몸이 아팠다. 매번 다른 부위가 아팠기에 구단도 선수 본인도 속이 타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01/202108010458777392_6105b04ec56a0.jpg)
하지만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하기 보다 정면 돌파를 선택했고 다시금 공을 뿌렸다. 활처럼 휘는 역동적인 투구폼이 몸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지만 착실하게 재활 단계를 밟고 실전 경기까지 나섰다. 2020년 5월 8일, 퓨처스리그 LG전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4볼넷 6실점을 기록한 뒤 약 1년 여만인 지난 6월 26일 KT전에서 복귀 등판을 치렀다. KT전 ⅓이닝 3피안타 2볼넷 3실점을 기록했고 7월 3일, NC전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27일 자체 청백전에 등판해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홍민기는 패스트볼 18개를 구사하며 최고 구속 145km를 찍었다. 평균 143km를 기록했다. 2개를 구사한 슬라이더는 124~132km를 형성했다.
아직은 ‘아프지 않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어야 하는 드래프트 1라운더 기대주에 불과하지만 구단과 서튼 감독이 갖고 있는 기대는 남다르다. 긴 익스텐션을 활용한 역동적인 투구폼에서 뿜어져 나오는 구위가 매력적이지만 꾸준히 던져야 한다.
서튼 감독은 지난해 2군 감독으로 부임한 뒤 홍민기의 부상과 재활 과정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보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홍민기가 다시 마운드로 돌아왔을 때 나 혼자 속으로 자축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것만큼 기뻤다”라면서 “지난해부터 재활을 얼마나 열심히 했고 성실하게 운동을 한지 알고 그 모습을 지켜봤기 때문에 기뻤다”라고 했다.
이어 “홍민구 재활군 코치가 함께 잘 해줬고 다른 선수들 역시 재활군에서 잘 케어해주고 있다”라며 “(홍민기는)쉽지 않은 장애물을 극복 했다고 생각한다. 묵묵하고 꾸준하게 노력해서 이뤄낸 성과이고 앞으로도 역경을 이겨낼 것이라고 믿는다.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홍민기의 앞날을 응원했다.
장점에 대해서는 “미래의 좌완 선발이다. 던지는 구종 모두 제구가 되고 구종마다 구속 차이가 크다. 상대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기 힘든 투수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우완 유망주는 비교적 풍족하지만 좌완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세는 아직 두드러지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유망주 전선에서 가장 앞서 있는 홍민기가 통증을 딛고 다시 마운드로 돌아온만큼 희망적인 상황으로 바뀌었다.
1년을 재활했고 2군 경기도 단 3경기 밖에 등판하지 않았지만 마운드로 돌아왔다는 것 자체가 의미인 이유, 그만큼 홍민기를 향한 기대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과연 홍민기는 언제쯤 1군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