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유격수 오지환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김경문호의 2연패 여정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김경문호 주전 유격수 오지환은 지난달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의 평가전에서 왼쪽 안면부 하단에 약 4cm의 열상을 입었다. 수비 도중 1루주자 채은성의 스파이크 바닥에 왼쪽 목 근처가 찢어지는 아찔한 부상이었다.
출혈이 발생한 오지환은 트레이너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향해 부상 부위를 5바늘 꿰맸다. 그리고 그 여파로 아직까지 봉합 부위에 밴드를 붙인 상태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부상 직후에도 결석 없이 모든 훈련에 참가하는 의욕을 보인 오지환을 두고 “훈련 기간 가장 돋보인 선수다. 정말 이를 악 물고 훈련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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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은 곧 결실로 이어졌다. 오지환이 이스라엘과의 조별예선 첫 경기부터 일을 낸 것.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볼넷 맹타로 팀의 6-5 끝내기승리를 뒷받침했다. 이후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는 타격이 잠시 주춤했으나 수준급 수비로 녹아웃 스테이지 2라운드행에 공헌했다.

그리고 다시 이날 좋은 기억이 있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7번 유격수를 맡은 오지환. 첫 타석부터 첫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1-0으로 앞선 2회 무사 1루서 큼지막한 중월 투런포로 초반 흐름을 가져온 것.
부상은 3번째 타석에서 발생했다. 3-1로 앞선 5회 무사 1루 풀카운트서 좌완 캐츠의 몸쪽 바짝 붙은 공에 왼 손등을 강타 당했다. 중계를 맡은 SBS 이순철, 이승엽 해설위원이 “사구를 맞은 부위가 걱정이 된다”고 입을 모았을 정도로 큰 부상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지환의 의욕은 통증보다 강했다. 대주자 교체 없이 1루로 걸어나가 박해민의 2타점 2루타 때 홈을 밟은 뒤 정상적으로 수비를 소화하며 콜드게임으로 마무리된 경기를 끝까지 치렀다. 목에 붙이 밴드와 벌게진 손등을 뒤로한 채 부상 투혼을 발휘한 것이다.
오지환은 3년 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국가대표 선발 논란의 중심에 서며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은 다르다. 그 누구보다 매서운 타격, 안정적인 수비,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앞세워 한국의 올림픽 2연패를 돕고 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