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를 떠나게 된 서건창(31)이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한 서건창은 부상으로 고전하며 1군에서 1경기 출전하는데 그치며 방출됐다. 군복무를 마치고 새로운 팀을 찾은 서건창은 넥센(현 키움)에 입단하면서 재능을 꽃피우기 시작했다.
2012년 127경기 타율 2할6푼6리(433타수 115안타) 1홈런 30타점 OPS .709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서건창은 2014년 KBO리그 사상 최초로 200안타를 달성하며 리그 MVP를 수상했다. 이후에도 키움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팀의 두 차례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했다.

올 시즌에도 서건창은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최근 지명타자 출전이 많아졌지만 올해에는 2루수로 거의 풀타임을 소화하며 수비에서도 강한 의지를 보였고 타격에서는 76경기 타율 2할5푼9리(278타수 72안타) 4홈런 28타점 OPS .723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우진과 한현희의 36경기 출장정지 징계와 제이크 브리검의 아내 병간호를 위한 임시 귀국으로 인해 후반기 선발진 공백이 발생한 키움은 2루수 보강을 노리고 있던 LG와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그결과 서건창은 친정팀 LG로 돌아갔고 정찬헌이 키움 유니폼을 입게 됐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2일 인터뷰에서 “트레이드가 발표되고 나서 내 방에 와 말 없이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라며 서건창을 떠나보낸 아쉬움을 토로했다.
키움은 선수들의 이동이 잦은 팀이다. 트레이드에 적극적이고 선수들의 FA 이적과 해외리그 진출이 많다. 오랫동안 키움에 몸담은 홍원기 감독은 선수와의 이별에 익숙하다. 그렇지만 그런 홍원기 감독도 서건창과의 이별은 남다르게 다가왔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 팀에서 나가는 선수를 많이 봤지만 서건창은 입단부터 같이 희노애락을 같이했다. 많은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 눈물에서 많은 뜻이 느껴졌다. 어디에서든 잘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달했다”라고 말했다.
트레이드는 선수에게 큰 변화이지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선수들도 많다. 홍원기 감독은 “이번 트레이드는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트레이드가 됐을 때는 아내와 많이 울었다. 당시에는 못해서 팔려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 팀이 나를 원하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수에게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을 통해 사진을 봤는데 밝은 표정으로 훈련하고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서건창의 미래를 응원했다.
서건창과의 이별은 힘들지만 이제 다가오는 후반기에 서건창의 공백을 메우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다”라면서도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현실로 돌아왔다. 송성문, 김휘집, 전병우 등이 유력한 후보군이다. 퓨처스 서머리그를 통해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새 주전 2루수를 결정해야할 것 같다”고 앞으로의 구상을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