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양의지의 침묵…김경문 감독, 강민호는 왜 안 쓸까 [도쿄올림픽]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8.05 05: 07

한국 야구 대표팀의 포수 양의지가 ‘숙적’ 일본전에서 4번타자로 나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한국은 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2-5로 졌다. 5회까지 0-2로 끌려가다가 6회초 강백호와 김현수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찬스마다 침묵한 양의지가 아쉬웠다. 
양의지는 포수 겸 4번타자 중책을 맡고 선발 출장했으나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4타석 모두 삼진을 당했다. 김경문 감독은 양의지를 믿고 계속 내보냈다. 하지만 위협적인(?) 파울 타구 한번 날려보지 못했다. 김 감독은 ‘감’을 잃은 타자를 계속 타석에 세웠다.

[사진] 양의지는 2021년 8월 4일 도쿄 올림픽 일본전에서 무안타로 침묵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물론 양의지의 영리한 리드를 더 믿고 맡길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뼈아팠다. 결과적으로는 한국은 일본 타자들의 노림수에 당했다. 자동고의4구 등 여러 방법을 찾아봤지만 8회 2사 만루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양의지의 기용이 더 아쉽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타석에서도, 투수 리드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양의지는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포수다. 그의 영리한 투수 리드는 야구인들이 다 인정하는 부분이다. 타격도 좋은 타자다. 양의지는 이번 올림픽 무대에 오기 전 올 시즌 KBO 리그 전반기 동안 타율 2위(.348), 홈런 공동 2위(20개), 타점 1위(71개)로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었다. 
양의지에게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올림픽 시작 후 양의지는 일본을 만나기 전까지 타율 1할4푼3리(14타수 2안타)로 좋지 않았다.
양의지가 좋지 않다면,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대표팀이 두 명의 포수를 데리고 갔는데, 모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포수를 택했다. 양의지 외 다른 한 명이 강민호다.
강민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멤버다. 또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은메달 멤버이기도 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5년 프리미어12 금메달까지 국제 무대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강민호의 KBO리그 성적도 좋다. 그는 올 시즌 KBO 리그 전반기 동안 70경기에서 타율 3할2푼4리 11홈런 44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지난달 29이 오프닝라운드 이스라엘전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후 벤치만 지키고 있다. 양의지가 좋지 않았던 일본전 역시 강민호는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했다.
양의지 대신 다른 타자라도 대타 카드를 생각하고 강민호에게 포수 마스크를 맡기는 방법도 있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감’이 떨어진 양의지만 믿다가 ‘악몽의 8회’를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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