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형이 찜한 좌완 기대주 오원석(20·SSG)이 후반기 ‘랜더스의 보석’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다.
오원석은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KBO 퓨처스리그 서머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1군 주축 선수들로 이뤄진 두산 타선을 상대로 안정감을 뽐냈다. 1점의 리드를 안은 1회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2회 양석환의 안타로 맞이한 1사 1루서 1루주자의 주루사와 후속 오재원의 유격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고, 3회 1사 후 박계범의 안타에 이어 조수행을 병살타 처리했다.

호투는 계속됐다. 4회 2사 후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재환의 유격수 땅볼로 주자를 지웠고, 5회 실책과 오재원의 안타로 처한 무사 1, 2루를 장승현의 중견수 뜬공과 박계범의 병살타로 극복하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이후 6회 이채호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원석은 경기 후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승부가 되면서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볼넷이 적었다. 그 동안 하고자 했던 부분이 잘 이뤄져 기쁘다”며 “물론 베이스커버 미스도 있었는데 시즌 때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원석은 5회까지 61개(스트라이크 40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 143km의 직구 아래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곁들이며 두산 1군 타선을 5회까지 무실점으로 묶었다.
오원석은 “구위와 전체적은 밸런스는 괜찮다. 앞으로 더욱 부족한 부분을 가다듬어 후반기 팬 여러분들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SSG의 전신인 SK 1차 지명에 빛나는 오원석은 데뷔 2년만에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토종 듀오 문승원, 박종훈 듀오가 팔꿈치 수술로 이탈하며 기회를 얻게 됐는데 신예답지 않은 투구를 잇따라 선보이며 5선발에서 단숨에 토종 에이스로 지위가 상승했다. 그의 전반기 성적은 20경기 5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4.54다.

오원석은 “뜻밖에 선발투수로 나서며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또 한편으로는 보완해하는 부분을 크게 느꼈다”며 “물론 잘 던진 날도 있었지만, 선발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끌고 가지 못한 건 아쉬운 부분”이라고 전반기를 리뷰했다.
오원석이 전반기 유명해진 또 다른 이유는 SSG 정용진 구단주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었다.
오원석은 5월 23일 인천 LG전을 앞두고 “SSG 랜더스 구단주 정용진입니다. 상대 투수 생각하지 말고 어리니까 자신 있게 던져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해당 메시지가 정 구단주로부터 온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야구계에서 구단주가 선수에게 직접 연락을 하는 건 상당히 생소한 일이기 때문.
그러나 이는 실제로 구단주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맞았다. 오원석은 당시 “처음에는 사칭인 줄 알아 답을 안했는데 추신수 선배님이 문자를 보내신 분이 구단주님이 맞다고 하셔서 알게 됐다”며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믿음에 보답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오원석은 23일 LG를 만나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챙겼고, 정 구단주는 “오원석 6이닝 5피안타 무실점 선발 첫 승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랜더스의 보석이 되어주세요”라는 SNS 축하 메시지를 게재했다.
오원석은 구단주의 소망대로 후반기 ‘랜더스의 보석’이 될 준비를 완료했다. 그리고 실제로 보석이 돼야 한다. 후반기 역시 문승원, 박종훈 없이 선발진을 꾸려야 하기에 오원석이 전반기 흐름을 그대로 잇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오원석은 “전반기엔 불리한 카운트서 볼넷이 많이 나왔다. 그러다 보니 투구수가 많아지며 긴 이닝 소화가 안 됐다”며 “후반기엔 투구수를 줄이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더욱 공격적인 투구를 할 것이다. 선발투수로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좋은 투구를 펼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