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얼마나 위대했던가! 지금 한국은 '해결사 이승엽'이 없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8.06 10: 05

'해결사 이승엽'이 없었다. 
한국야구가 올림픽 2연패에 실패했다. 지난 5일 미국과의 두 번째 준결승전에서 2-7로 완패했다. 결승진출이 무산되며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의 신화를 잇지 못했다.
신인 이의리가 5이닝 2실점을 호투했으나 6회 계투로 나선 투수들이 무너지며 대거 5실점했다. 7안타에 그치며 2득점에 불과한 타선의 부진도 패인으로 작용했다.  

이승엽이 2008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역전 투런홈런을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2008.08.22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국은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래도 올림픽 무대에서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금메달 경쟁상대들인 미국과 일본의 벽을 넘지 못했다. 냉혹한 현실이었다. 
무엇보다 타선에서 해결사가 부재했다. KBO리그 타격 부문을 분점하고 있는 양의지와 강백호에게 눈총이 쏟아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해결사로 기대를 받고 4번타자로 나섰지만 부진한 타격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양의지는 홈런(20개), 타점(71개), 장타율(.664) 1위, 타율 2위(.348) 등 최강의 타자였다. 강백호는 타율 4할(.395)을 넘보고 있고, 최다안타(107개)와 출루율(.492)에서 부동의 1위였다. 
특히 양의지는 일본전에서 4번타자의 중책을 맡았으나 두 번의 찬스를 날리는 등 4연속 삼진의 굴욕을 당했다. 미국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침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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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이스라엘전과 미국전 두 경기에서 4번타자로 출전했으나 부진에 빠지자 2번으로 타순이 조정됐다.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는 모처럼 멀티안타를 터트고 일본전에서도 안타를 날렸다. 그러나 이후 미국전까지 침묵에 빠져 결승행을 이끌지 못했다. 
한국은 역대 대표팀에서 어려움 속에서도 승리를 이끈 해결사가 있었다. 올림픽에서 잇따라 일본에게 결정타를 안겼던 이승엽이다.
24살의 나이로 2000년 시드니 대회 준결승전에서 일본의 샛별 마스자카 다이스케를 상대로 결승 2루타를 날렸다. 2008년 베이징 대회 4강전에서 결승행으로 이끈 역전 홈런을 날렸다. 2009년 WBC 대회에서도 일본을 상대로 도쿄돔에서 8회의 결정적이 홈런을 안기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지금 연패의 굴욕을 당하며 이승엽의 존재가 얼마나 위대했던가를 절감하고 있다. 지금 한국에는 이승엽이 없다. 뼈아픈 현실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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