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올림픽 야구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일본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 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6-10으로 패해 올림픽 최종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같은 날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2-0으로 승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올림픽은 시작 전부터 복잡한 일정으로 화제가 됐다. 일반적으로 익숙한 단판 토너먼트가 아닌 더블 엘리미네이션 형식의 녹아웃 스테이지를 도입했다. 보기 드문 형식으로 대회가 진행되다 보니 일각에서는 일본이 예기치 못한 탈락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일정을 짰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사진] 우승한 일본 대표팀(왼쪽), 4위에 그친 한국 대표팀.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08/202108080048770806_610eac30aa5e1.jpg)
이러한 비난에는 일리가 있다. 강팀에게 가장 유리한 방식은 풀리그로 순위를 정하는 것. 하지만 풀리그는 경기수가 많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조별리그 후 단판 토너먼트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회 구성이다.
그런데 에이스가 선발투수로 나설 경우 약팀에게도 질 수 있는 확률이 큰 야구라는 종목의 특성상 단판 토너먼트를 할 경우 강팀이 조기에 탈락하는 변수가 나올 수 있다. 적당한 경기 수로 이런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이다. 일본의 입맛에 딱 맞는 방식이 아닐 수 없다. 메이저리그가 주관하는 초창기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도 미국의 조기 탈락을 막기 위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을 채택했다.
이번 올림픽 야구의 일정이 일본의 조기탈락 방지에 유리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일본은 이러한 비난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5전 전승을 거두며 일정의 수혜 없이 완벽하게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오히려 이러한 복잡한 일정의 수혜를 받은 것은 한국이다. 오프닝 라운드를 B조 2위로 통과하고도 1위 미국보다 더 유리한 일정으로 결승전에 오를 기회를 얻었고 동시에 메달 획득의 기회가 3경기나 주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에 끝내기 패배를 당해 결승 선착이 좌절됐고, 이어 패자 준결승에서 미국에 패하며 금메달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리고 세 번째 기회에서도조차 도미니카공화국에 역전패를 허용하며 메달 없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
전반기 막판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리그 중단, 그리고 일부 선수들의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논란 등이 터지며 최악의 분위기에서 올림픽을 준비한 대표팀은 유리한 일정에서도 결국 유종의 미조차 거두지 못했다. 성난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후반기 뼈를 깎는 쇄신이 필요할 전망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