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8회는 두고두고 곱씹어야할 장면이었다.
한국은 7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6-5로 뒤집었으나 오승환이 8회 5점을 내주는 부진으로 6-10으로 패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을 잇지 못하고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일본대표 야마다 데스토가 8회말 2사 만루에서 한국 고우석을 상대로 3타점 2루타를 날리고 있다.2021.08.04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08/202108080702770950_610f293a3f884.jpg)
이번 대회는 선수구성이나 대회과정에서 잡음들이 쉴새없이 터져나왔다. 선수기용은 물론 투수교체 등을 놓고 의문을 표시하는 장면들이 있었다.
특히 일본과 준결승전 8회 위기에서 고우석을 그대로 끌고 간 것은 결정적 패착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2-2에서 등판한 고우석은 세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수비실수에 이어 폭투와 볼넷으로 크게 흔들렸다.
게다가 2사 만루에서 나선 야마다 데스토는 2019 프리미어12대회에서 양현종을 상대로 역전 스리런홈런을 날린 바 있다. 양현종이 던진 8구 직구가 한복판으로 쏠렸고 좌월 홈런으로 이어졌다. 찬스에 강한 타자이다.
그때처럼 야마다는 직구를 잔뜩 노리고 있었다. 고우석-양의지 배터리는 초구 150km짜리 직구를 한복판으로 던지다 담장을 맞히는 주자 일소 2루타를 맞았다. 대표팀의 노메달 비극을 예고한 장면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내일(미국전)도 생각했다"면서 고우석을 바꾸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배수진을 치고 내일이 없는 승부를 펼쳐야 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한국은 김경문 감독이 말한 내일이었던 미국과의 패자부활 준결승전에서도 5회까지 1-2로 팽팽한 승부를 벌이다 5회 5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불펜투수들의 역부족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결정전도 6-5로 앞선 8회 마무리 오승환의 조기투입도 실패로 돌아갔다. 고우석, 조상우에 이어 오승환을 내세웠다. 오승환에게 2이닝을 기대했으나 아웃카운트 1개만 잡고 5점을 내주었다. 체인지업을 갖춘 사이드암 투수들을 쓰지 않았다.
대표팀 마운드는 역대 최약체였다. 경기를 지배하는 선발투수가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계투책으로 운용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결과는 역부족이었다. 투수 기용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았고 결국 패인이 됐다. 돌아온 것은 한국야구에 대한 쏟아지는 비난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