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9회 6점 리드를 날렸다. 다 잡은 승리가 무승부로 바뀌었다.
KIA는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벌어진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의 홈경기를 7-7 무승부로 마쳤다. 8회까지 7-1로 앞서 승기를 굳혔지만 9회 6실점을 할 줄 꿈에도 몰랐다. 볼넷 4개가 불씨가 됐고, 뒤늦게 투입된 마무리투수 정해영도 홈런 한 방에 울었다.
불명예 퇴출된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의 대체 선발로 투입된 김현수가 5⅔이닝 3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 깜짝 호투한 KIA는 타선까지 터지며 7-1로 리드했다. 9회 마지막 이닝은 신인 이승재가 투입됐다. 6점차 넉넉한 리드였지만 볼넷이 하나둘씩 쌓이면서 경기 흐름이 묘하게 바뀌었다.

이승재는 첫 타자 노시환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민하를 좌익수 뜨공 처리했으나 장운호와 이성곤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안타 없이 1사 만루 위기. 다음 타자 장지승에게도 초구에 볼이 들어갔다. 그러자 KIA 벤치가 움직였다.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투수 교체를 했다.
추격조 우완 김현준이 원볼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그러나 김현준도 3개의 볼을 추가로 던져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줬다. 이어 이도윤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7-3으로 쫓기자 KIA가 다시 한 번 투수를 교체했다.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급하게 호출했다.
정해영은 정은원을 중견수 희생플라이 처리했다. 7-4로 좁혀졌지만 2사 1,2루. 마지막 아웃카운트만 잡으면 되는 순간, 최재훈에게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최재훈은 볼카운트 1-2에서 정해영의 5구째 몸쪽 133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시즌 5호 홈런. 승부를 7-7 원점으로 만든 한 방이었다.
정해영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이날 경기 전까지 34⅓이닝 동안 피홈런이 1개에 불과했던 정해영이기에 누구도 홈런을 예상하지 못했다. 볼넷 4개가 불씨가 돼 9회에만 6실점으로 무너진 KIA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한 채 7-7 무승부에 만족했다. 후반기부터 연장전이 한시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추가적인 불펜 소모가 없었다는 게 KIA로선 그나마 다행이었다.

지난달 1일 광주 NC전부터 7연승을 달린 KIA는 이날 무승부로 멈췄지만 12일 한화를 상대로 8연승에 재도전한다. 우완 김유신이 선발로 나선다. 한화에선 도쿄 올림픽을 다녀온 토종 에이스 김민우가 선발등판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