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실패가 되나…국대 출신 좌완 투수, 팔꿈치 수술 위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8.12 05: 06

 LG 트윈스가 우승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했던 트레이드가 실패 사례가 될 위기다.
LG는 지난 3월말 개막 직전에 두산과 트레이드를 했다. 내야수 양석환, 투수 남호를 내주고 투수 함덕주, 채지선을 데려오는 2대2 트레이드였다. 주전 자리가 없던 20홈런 타자 양석환을 내주고 투수력 보강을 위해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함덕주를 데려오는 것이 핵심이었다.
4개월이 지난 뒤, LG는 당장 트레이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함덕주는 수술대에 오를 위기다.

함덕주는 LG 유니폼을 입고 시즌 첫 등판에서 구원 투수로 나와 승리 투수가 됐다. 4월 4일 NC전에서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지만, 이후 3차례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6.48(8⅓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선발 등판해 투구 이닝이 적었고, 선발로서 몸 상태가 준비 안 됐다고 보고 5월에는 불펜 투수로 나서 3경기 평균자책점 2.70(3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5월 9일 한화전에서 던진 것이 마지막 등판이다. 2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지금까지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양석환은 두산 유니폼을 입고 주전 1루수로 기용되자, 전반기 74경기에서 타율 2할8푼 16홈런 49타점 OPS .842로 맹활약했다. 지난 11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홈런포를 터뜨렸다. 두 선수의 성적을 놓고 보면 확연한 차이가 난다.
LG에 더욱 안타까운 것은 함덕주의 팔꿈치 상태가 안 좋다는 것이다. 3개월 가까이 재활을 하고 있는데 여전히 몸 상태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 류지현 감독은 11일 잠실구장에서 함덕주에 대해 “준비는 지금도 하고 있다. 불펜 피칭을 한 후에 깔끔하게 정상적으로 좋지는 않다”고 말했다. 팔꿈치 뼛조각으로 인해 정상적인 피칭, 좋았을 때의 공을 던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류 감독은 “가을까지 준비를 계속 하면서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고 갈 것인지, 지금 현재 몸 상태에서 수술을 해서 내년을 빨리 준비할지 고민하고 있다. 어느 시기에 결정할지 모르겠지만, 50대50으로 보고 있다.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는 당연히 뛰고 싶어할 것이다. 트레이드로 자신을 데려온 팀에 기여하고 싶은 마음이 클 것이다. 주위에서 양석환과 비교하는 시선도 의식될 터.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 팀에 낫다. 함덕주가 없지만 LG 불펜은 탄탄하다. LG는 팀 평균자책점이 1위이고, 불펜진에는 김대유, 김윤식, 진해수, 최성훈 등 좌완 투수들도 많다.
몸 상태가 좋아지길 기다리며 재활을 하다가 언제까지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를 일이다. 시간 낭비가 될 수 있다. 정상 컨디션을 되찾더라도 다시 팔꿈치 뼛조각이 말썽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시기를 조절할 뿐 수술은 피할 수 없는 상황, 빨리 수술을 받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생각할 때다.
당장 올 시즌은 LG의 트레이드 실패로 기억될 수 있겠지만, 함덕주가 수술 후 건강한 몸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 함덕주는 26세로 젊고, 앞으로 야구를 할 시간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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