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원 성장 정체, 수비 퇴보" 수베로 작심하고 쓴소리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12 06: 04

한화 2루수 정은원(20)은 1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1대1 특별 수비 훈련을 실시했다. 수베로 감독은 쉴 새 없이 정은원에게 공을 던지며 포구 동작을 반복하게 했다. 무더운 여름, 경기 시작 전부터 정은원은 땀을 비오듯이 흘렸다. 마치 스프링캠프 훈련을 하는 것 같았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지난 10일 KIA전에서 정은원은 두 번의 포구 실책을 했다. 수비를 하다 보면 실책이 쏟아지는 날도 있다. 수베로 감독도 웬만한 실수는 눈감아준다. 그동안 늘 질책보다 격려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르게 보였던 모양이다.
수베로 감독은 11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캠프부터 시즌 초중반까지 정은원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몇 달 동안 성장이 멈추면서 퇴보한 느낌마저 들었다. 지금 모습에 만족하거나 정체되지 않게 하기 위해 캠프 때처럼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1대1 특훈을 위해 정은원은 이날 2루 수비 대신 지명타자로 나섰다. 

한화 정은원이 타구를 잡았다 놓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정은원은 한화가 자랑하는 최고의 보물이다. 올 시즌 81경기 모두 출장, 타율 2할9푼8리 86안타 4홈런 27타점 65볼넷 출루율 4할2푼5리를 기록하고 있다. 볼넷 1위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출루 머신으로 거듭났다. 2루 수비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수베로 감독은 정은원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칭찬만 늘어놓았다. 
210508 한화 정은원.
한 번도 싫은 소리를 하지 않던 수베로 감독이 정은원에게 처음으로 작심하고 쓴소리를 했다. 시즌 초반보다 느슨해진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수베로 감독은 "5월까지는 사이드 스텝을 열심히 밟고, 풋워크가 활발했다. 탁탁 치고 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최근 들어서 움직임이 무뎌졌다"고 냉정하게 꼬집었다. 
정은원에게만 해당하는 지적은 아니다. 같은 날 1루로 느슨한 송구로 실책을 한 3루수 노시환도 마찬가지. 수베로 감독은 "플레이를 너무 쉽게 했다. 노시환의 송구도 나빴지만 1루수 이성곤도 잡아야 할 공을 놓쳤다. 전체적인 플레이가 너무 느슨했다. 어린 친구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플레이였다. 프로 레벨에선 나와선 안 될 실수였다"며 '테러블(terrible)'이란 표현까지 서슴없이 썼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한화 레전드' 김태균 KBSN스포츠 해설위원도 "지금 한화가 리빌딩을 하고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이런 기회를 당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수베로 감독도 김태균 위원의 지적 내용에 동의하며 선수들에게 강한 질책 메시지를 내놓았다. 
한화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작심하고 선수단을 갈아엎었다. 김태균의 은퇴를 시작으로 총 23명의 선수들과 작별했다. 대부분 30대 베테랑 선수들로 전면 리빌딩을 선포했다. 한화의 젊은 선수들은 지금껏 그 어떤 선수들도 받지 못한 기회를 보장받고 있다. 아무리 꼴찌를 각오한 시즌이지만 구단 입장에선 돈보다 귀한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선수들도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나이 어리다고 언제나 오냐오냐 해줄 수만은 없다. /waw@osen.co.kr
210508 한화 정은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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