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강철 감독이 ‘애제자’ 고영표의 한일전 선발 등판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했다.
KT 토종 에이스 고영표는 올 시즌 14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3.87 호투에 힘입어 태극마크를 달고 도쿄올림픽을 다녀왔다.
KBO리그 퀄리티스타트 토종 1위(12회)의 안정감은 국제대회에서도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조별예선 2차전 미국전에서 4⅔이닝 4실점으로 올림픽 분위기를 익힌 뒤 승자 준결승 일본전 선발의 중책을 맡아 5이닝 7탈삼진 2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당시 일본 언론은 “고영표의 변화구는 좀처럼 보지 못한 구종”이라고 놀라워했다.

소속팀 수장은 고영표가 국가대표 에이스의 상징인 한일전 선발로 낙점된 부분을 높이 평가했다. 그 동안 한일전은 김광현, 양현종 등 국내 정상급 투수들이 담당했던 경기. 이강철 감독은 “한일전 선발을 통해 자부심이 생겼을 것 같다. 큰 경기 경험으로 멘탈이 성장했을 것이고, 결과 또한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또 외국인선수와 겨뤘기 때문에 얻은 게 많았을 것”이라고 애제자의 성장을 대견해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의 대응력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실제로 고영표는 미국전에서 3회까지 완벽투를 펼치다가 4회부터 구종이 읽히며 홈런 두 방을 허용했다. 일본전 역시 4회부터 특유의 변화구가 잘 통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 감독은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나서도 잡을 수 있는 구위를 갖춰야 좋은 투수다”라 강조하며 “그런 부분을 리그에서 와서 잘 생각하고 발전시킨다면 성장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올림픽이 좋은 시간이 됐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온 고영표는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다. 후반기 첫 등판은 오는 15일 수원 삼성전이 될 전망. 이 감독은 “올림픽에서 개인적으로 운동이 조금 부족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워낙 운동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며 “이번 주 일요일 경기 선발로 정해놨는데 한 번 또 지켜보도록 하겠다”라고 고영표의 후반기에 기대를 나타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