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기다린 트레이드 효과, KIA에 장현식·김태진 없었다면 '아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13 06: 04

트레이드는 역시 시간이 지나봐야 아는 것 같다. KIA가 1년 전 트레이드 효과를 누리고 있다. NC에서 넘어온 투수 장현식(26)과 내야수 김태진(26)이 이제는 KIA에 없어선 안 될 전력으로 성장했다. 
KIA는 딱 1년 전인 지난해 8월12일 투수 문경찬과 박정수를 NC에 넘겨주는 조건으로 장현식과 김태진을 받는 2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시 마무리 불안으로 1위 자리가 위태롭던 NC가 국가대표 출신 마무리 자원 문경찬을 데려온 게 핵심이었다. 
문경찬은 2019년 1점대(1.93) 평균자책점으로 24세이브를 거두며 KIA 뒷문을 책임졌다. 시즌 후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도 뽑히며 주가를 높였다. 지난해 전반기 부진하긴 했지만 1년 전 마무리투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받아온 KIA의 대가가 조금 아쉽다는 지적이 있었다. 

KIA 장현식이 역투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지난해 트레이드 당시 장현식과 김태진은 1군보다 2군에 더 오래 머물렀다. NC로선 중복 전력이었다. KIA에서 새롭게 기회를 잡은 두 선수는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장현식은 28경기(3선발)에서 3승4패6홀드 평균자책점 11.20으로 기복이 심했고, 김태진도 45경기 타율 2할4푼4리 44안타 17타점 OPS .550에 그쳤다. 
NC로 넘어간 문경찬은 31경기에서 3패11홀드 평균자책점 4.82로 성적 자체는 크게 뛰어나지 않았지만 지친 불펜에 숨통을 틔워줬다. 박정수도 15경기(3선발) 1승1패 평균자책점 4.91로 작게나마 힘을 보탰다. NC는 창단 첫 통합 우승으로 최고의 해를 만들었다. 올해 문경찬이 22경기 1패3홀드 평균자책점 6.52로 부진하지만 박정수가 대체 선발로 3승을 거둔 뒤 이용찬의 FA 보상선수(두산으로 이적)로 활용됐다. 첫 우승 꿈을 이뤘으니 적어도 실패한 트레이드는 아니다. 
7회말 NC 문경찬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KIA에 무게가 기울 가능성이 높아졌다. 1년 전 트레이드 효과를 누리지 못한 KIA가 올해부터 반격에 나섰다. 
장현식은 불펜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40경기에서 3패1세이브15홀드 평균자책점 4.37을 기록 중이다. 리그 구원투수로는 최다 45⅓이닝을 던지며 삼진 47개를 잡았다. 평균 148km 강속구가 불펜으로 제격이다. 워낙 자주 나오다 보니 팬들이 혹사 걱정을 할만큼 비중이 높아졌다. 
김태진도 KIA의 주전 3루수로 자리매김했다. 55경기에서 타율 3할1리 66안타 21타점 OPS .695를 기록하고 있다. 거포형 3루수는 아니지만 정확한 타격과 득점권에서 결정력으로 3번과 5번 타순을 꿰찼다. 규정타석 미달이긴 하지만 200타석 이상 타자 중 최원준(.303)과 함께 KIA의 2명뿐인 3할 타자다. 
210513 KIA 김태진 /sunday@osen.co.kr
두 선수가 투타에서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KIA는 최근 8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두 선수 모두 1995년생, 만 26세로 나이도 젊다. 트레이드 후 1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미래를 본 KIA의 선택은 옳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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