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후반기에도 외인 듀오와 최원준에게만 의지해야 하는 것일까. 대체 이영하, 곽빈은 언제쯤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두산은 전반기 막바지 1군 선수 2명의 코로나19 확진으로 후반기 준비에 차질을 겪었다.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68%(선수 19명, 코칭스태프 14명)에 달했고, 2주의 격리는 곧 선수단 컨디션 저하로 이어졌다. 자가격리 직후 만난 김태형 감독은 “타자는 괜찮은데 투수들의 컨디션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 후반기 초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컨디션이 떨어진 투수 중에는 전반기 에이스로 발돋움한 아리엘 미란다도 있었다. 격리 후 컨디션 회복에 어려움을 겪은 그는 삼성과의 후반기 첫 3연전 등판이 불발됐다. 여기에 6월 25일 롯데전 이후 팔꿈치 부상을 당한 워커 로켓이 더딘 회복으로 역시 제 때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했고, 토종 에이스 최원준은 도쿄올림픽 여파로 14일 고척 키움전에서 후반기 첫 등판을 갖게 됐다.
![[사진] 이영하(좌)와 곽빈](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13/202108130036772083_611542a1d8fba.jpg)
외인 듀오로 첫 3연전을 시작할 수 없게 된 두산은 2016년 1차지명 이영하와 2018년 1차지명 곽빈에 기대를 걸었다. 백신을 접종한 이영하와 줄곧 2군에만 있었던 곽빈은 자가격리 없이 휴식기 내내 훈련을 진행한 터. 전반기 나란히 부진했던 이들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구슬땀을 흘렸다. 사령탑도 “후반기는 이영하와 곽빈이 잘해줘야 한다. 다행히 두 선수의 컨디션이 좋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러나 후반기 첫 등판부터 ‘혹시나’가 ‘역시나’가 돼버렸다. 이영하는 11일 4⅓이닝 4피안타 7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 난조 속 6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고, 12일 나선 곽빈 역시 3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3자책)으로 패전을 당하며 이번에도 데뷔 첫 선발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1차 지명 듀오가 총합 8이닝 9실점 난조를 겪은 탓에 두산은 대구 원정을 간신히 1승 1패로 마쳤다.
두산은 전반기에도 로켓, 미란다, 최원준의 뒤를 이을 선발 2명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 당초 4, 5선발로 낙점된 이영하, 유희관이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고, 김민규, 박종기, 박정수, 조제영 등이 선발 오디션에 참가했지만 모두 합격 통보를 받지 못했다. 이는 결국 초반 대량실점, 불펜 과부하, 타선의 부담 가중 등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7위로 처진 두산이 가을야구로 향하기 위해선 최소 4명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소화해야 한다. 외인 원투펀치와 최원준이 리그 정상급 투구를 펼치고 있기에 1명만 감을 찾아도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반면 셋을 뒷받침할 투수가 없다면 대반전의 필수 요소인 상승세, 연승 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특히 2년 전 17승 에이스 이영하와 배명고 특급 곽빈이 1차 지명 클래스를 뽐낼 때 비로소 두산이 '미라클'에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