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던지고, 동생이 받고…ML 59년만에 형제 배터리 '진기록'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13 18: 14

형이 던진 공을 동생이 받았다. 59년 만에 형제 배터리가 메이저리그에 나왔다. 
시카코 컵스 내야수 앤드류 로마인(36)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9회초 투수로 깜짝 등판했다. 
8회까지 3-16으로 뒤져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컵스는 불펜 소모를 막기 위해 야수 로마인을 마운드에 올렸다. 메이저리그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이날 상황은 조금 특별했다. 

[사진] 오스틴, 앤드류 로마인(왼쪽부터) 형제가 이닝을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시카고 컵스 SNS

컵스 포수는 오스틴 로마인(33)으로 마운드에 오른 로마인의 3살 터울 친동생. 형제 배터리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로마인 배터리'는 루이스 유리아스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1이닝을 책임졌다. 
재키 블래들리 주니어를 루킹 삼진 잡고 이닝을 끝낸 로마인 형제에겐 의미 있는 순간. 덕아웃 앞에서 만난 형제가 가볍게 기쁨을 나눴고, 관중들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기립박수를 보냈다. 
메이저리그에 형제 선수가 같은 팀에서 투수-포수로 호흡을 같이 맞춘 건 역대 4번째. 지난 1954~1955년 필라델피아-캔자스시티 애슬레틱스 바비-빌리 샨츠 형제, 1959년 신시내티 레즈 짐-에드 베일리 형제, 1960~1962년 LA 다저스 놈-래리 셰리 형제 이후 59년 만이다. 
형 앤드류는 경기 후 "동생과 같은 팀에서 뛰게 될 줄 몰랐다. 그래서 오늘이 더 뜻밖이었다"고 말했다. 동생 오스틴은 "뒷마당에서 공을 던지는 것 같았다"며 어릴적 형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사진] 앤드류(왼쪽) 오스틴(오른쪽) 로마인 형제 2017.08.25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형과 동생은 각각 2010~2011년 빅리그에 데뷔한 뒤 10년차가 된 베테랑들이다. 지난해까지 각자 다른 팀에서 뛰었으나 올해 나란히 컵스와 마이너 계약을 했다. 컵스가 7월말 대대적인 트레이드로 선수단을 정리하면서 형이 콜업을 받았고, 이날 동생이 손목 부상을 털고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되며 형제가 빅리그에서 상봉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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