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 없으면 어때, NC 반전의 선봉장 '2차 드래프트' 김기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14 12: 24

코로나 방역 수칙을 어긴 술판 사태로 NC는 4명의 주전 선수가 무더기 징계를 당했다. 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가 내야수 박민우(28)였다. 올해 부진하긴 했지만 부동의 1번타자로 NC 공격의 선봉에 선 박민우의 공백을 메우는 게 최대 과제였다. 
이동욱 NC 감독의 선택은 무명 외야수 김기환(25)이었다. 박민우뿐만 아니라 이명기, 권희동까지 빠진 좌익수 자리에 김기환을 넣으며 리드오프로 낙점했다. 후반기 시작부터 4경기 연속 1번타자로 고정했다. 
김기환은 4경기 연속 안타로 이동욱 감독 기대에 응답하고 있다. 표본이 적긴 하지만 16타수 5안타 타율 3할1푼3리 1타점 1도루 1볼넷으로 쏠쏠하다. 안타 5개 중 2개가 2루타로 장타력도 보여주며 박민우의 공백을 조금씩 지워가고 있다. 

7회초 NC 선두타자 김기환이 2루타를 날리고 있다.  2021.08.13 / soul1014@osen.co.kr

13일 대전 한화전에는 데뷔 첫 멀티히트와 타점, 도루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으로 앞선 4회 2사 2루에서 한화 선발 김민우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중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어 도루를 시도하다 투수 견제에 걸렸지만 런다운 과정에서 한화 유격수 하주석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죽다 살았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개의 공을 더 지켜본 김기환은 다시 2루 도루를 시도한 끝에 성공했다. 데뷔 첫 타점에 이어 도루까지 해냈다. 
7회에는 한화 구원 김이환에게 우중간 깊숙한 곳으로 타구를 보내며 2루타를 기록했다. 좌익수 수비에서도 파울 타구에 몸을 날리는 등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5-1로 승리한 이동욱 감독은 승리 수훈선수로 김기환을 언급했다. 
경기 후 김기환은 "매 경기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의욕이 앞서 어제 경기에서 주루사도 하고,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들이 '실수해도 괜찮으니 기죽지 말고 웃으면서 하라'고 말해줬고,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며 "오늘은 최대한 많은 출루를 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다른 결과보다 팀에 도움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뿌듯하다"고 기뻐했다. 
삼성 시절 김기환./rumi@osen.co.kr
김기환에겐 NC가 두 번째 팀이다. 삼성이 프로 첫 번째 팀이었다. 소래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5년 2차 3라운드 전체 32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그러나 2019년까지 군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3시즌 동안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2군 성적도 눈에 띄지 않았고, 삼성의 외야 벽이 높았다. 결국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에서 NC에 3라운드 전체 26순위 지명을 받아 팀을 옮겼다. 
지난해 1군 데뷔 꿈을 이뤘다. 8월20일 광주 KIA전에서 승부가 기운 7회 첫 타석에 들어섰다. 초구를 2루타로 연결하면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4경기 2타석으로 1군 체험은 짧게 끝났고, 올 시즌에도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퓨처스리그 43경기 타율 3할1푼4리 3홈런 17타점 23도루로 활약했고, 전반기 막판 1군 콜업을 받았다. 
3회말 무사 1루 한화 정은원의 파울타구를 NC 김기환 좌익수가 포구 시도하고 있다  2021.08.13
리그 전체를 발칵 뒤집어놓은 술판 사태는 NC에 쉽게 아물지 않을 큰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기회에 목마른 선수들에겐 절호의 기회가 됐다. 새로운 선수들이 활력을 불어넣으며 후반기 2연패 이후 2연승으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2군 생활이 길었던 김기환이 NC의 반전을 이끄는 새로운 돌격대장으로 떠올랐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