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KT로 둥지를 옮긴 내야수 오윤석이 개인 2호 한 경기 4안타를 치며 강렬한 이적 신고식을 치렀다. 벌써부터 트레이드 성공을 예감케 하는 활약이었다.
오윤석은 지난 1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8차전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 맹타로 팀의 5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신고하며 KT 이적 후 첫 안타를 맛봤다. 1-3으로 뒤진 2회 선두로 등장해 풀카운트 끝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의 직구(144km)를 공략, 3루수를 뚫고 흘러가는 장타를 친 것. 이후 심우준의 희생번트로 3루에 도달한 그는 제라드 호잉의 1루수 땅볼 때 재빠르게 홈을 파고들며 1점 차 추격을 가했다.

이후 2-4로 뒤진 3회 2사 후 좌전안타, 2-6으로 끌려가던 6회 선두로 등장해 다시 좌전안타로 시즌 첫 3안타를 완성했고, 3-6으로 추격한 7회 2사 1, 3루서 1타점 좌전 적시타로 후속 장성우의 역전 스리런포를 뒷받침했다. 지난해 10월 4일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 4안타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오윤석의 진가는 수비에서도 드러났다. 강백호의 체력 안배 차 선발 1루수를 맡은 그는 7-6으로 앞선 8회 선두 이학주의 애매한 기습번트 타구를 잡아 아웃 처리했다. 투수를 향한 토스가 아닌 직접 몸을 날려 1루 베이스에 글러브를 터치하는 판단이 돋보였다.

오윤석은 경기고-연세대를 나와 2014 롯데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성한 우타 내야수다. 상무 생활을 거쳐 2019시즌까지 무명이었던 그가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건 작년. 당시 63경기 타율 .298 4홈런 32타점으로 잠재력을 터트리는 동시에 10월 4일 사직 한화전에서 역대 27번째 사이클링히트를 치며 인지도를 제대로 높였다.
그러나 대기록에도 마차도, 안치홍, 한동희 등이 버티는 롯데 내야의 주전을 맡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서서히 입지가 좁아진 오윤석은 7월 31일 포수 김준태와 함께 롯데에서 KT로 트레이드되며 데뷔 처음으로 이적을 경험했다.
KT가 오윤석을 데려온 이유는 내야진 뎁스 강화 때문. 박경수의 뒤를 받치는 2루수 부재를 해결하는 동시에 강백호, 황재균 등 다른 내야수들의 체력까지 안배가 되는 시나리오를 그렸다. 주중 고척 3연전에서 4타석 2타수 무안타 2볼넷 1득점으로 KT 분위기를 익힌 그는 실제로 이날 강백호를 대신해 1루 수비를 맡고 공수에서 모두 기대 이상의 활약을 선보였다.
오윤석은 KT 이적 후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13일 수원에서 만난 KT 관계자는 “(오윤석이) 착한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 좋은 인성으로 선수단에 잘 적응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강철 감독도 “좋은 마인드로 성실하게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오윤석은 경기 후 “이적 후 홈에서 첫 경기였는데 새 팀에서 뭘 보여주기보다 무조건 연패 탈출에 도움이 되고 싶어 집중했다. 그리고 연패를 탈출해 기분이 좋다”며 “수원 1루 더그아웃에서 치른 첫 경기를 이겼는데 응원해주신 KT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