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경험한 안경 에이스, 성숙미 더해 ‘버전 업’ 완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8.14 11: 45

공격적인 마인드는 여전했다. 하지만 더 이상 힘으로만 윽박지르지 않고 먹히지 않는 구종을 고집하다가 제 풀에 쓰러지지 않는다.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을 경험하면서 롯데의 ‘안경 에이스’는 한층 성숙해지고 있다.
롯데 박세웅은 지난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95구 1피안타 2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박세웅에게 오랜만에 찾아온 승리다. 박세웅의 마지막 승리는 두 달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지난 6월 4일 수원 KT전에서 9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둔 것이 마지막 승리였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완봉승에 버금가는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승리를 따냈다. 70일 만의 4승 수확이었다.

롯데는 1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시즌 35승45패1무를 마크했다. 단독 선두로 올라섰던 LG의 4연승 행진을 저지했다. 시즌 45승33패가 됐다.9회말 무사에서 롯데 박세웅이 역투하고 있다. 2021.08.13 /sunday@osen.co.kr

당시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있던 상황에서 박세웅은 완벽한 쇼케이스를 펼쳤다. 박세웅은 완봉승 이후 “김경문 감독님께서 꼭 보셨으면 좋겠다”라며 자기 어필을 확실하게 했고 성적과 대표팀을 향한 의욕 모두를 충족시켜 도쿄올림픽 대표팀까지 선발이 됐다.
비록 박세웅은 대표팀 선발 이후 선발 카드로 활용 되지 않았고 대표팀도 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곱씹으며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다.
그러나 박세웅은 다시 하기 힘들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한층 성숙해졌다. 자신의 공을 믿고 공격적으로 파고 들어갔다. LG 타선이 장타와 기교 모두를 겸비한 타선이기에 박세웅이 상대하기 까다로울 수도 있었지만 출루 자체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140km 후반대의 패스트볼과 130km 후반대의 슬라이더, 120km 초반대까지 나오는 고속 커브, 그리고 전통의 주무기 포크볼을 적절하게 조합을 했다. 힘으로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펼치다가 장타를 허용하는 경기들이 심심치 않았지만 빠른 카운트에서도 변화구로 완급조절을 펼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고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내친김에 두 번째 완봉승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9회 선두타자 홍창기와의 승부에서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아쉬운 기색이 가득할 수도 있었지만 박세웅은 마운드를 내려올 때 미련이 없는 듯한, 후련한 표정과 함께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국 박세웅의 시원한 투구는 승리로 연결이 됐다.
어느덧 데뷔 8년차. 데뷔 때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고 2017년 커리어 하이의 성적을 거두기도 했지만 부상 등으로 성장에 정체됐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약이 됐고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까지 경험을 하게 됐다. 국가대표로 선발이 될 때까지의 노력과 깨달음이 박세웅을 더욱 성숙한 선수로 거듭나게 했다.
안경 에이스의 진화와 함께 롯데는 후반기 3승1패로 시작했다. 선두 경쟁을 펼치는 거함 LG까지 격파했다. 박세웅의 ‘버전 업’이 롯데 후반기 변수 없는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