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경기 전 훈련을 생략했다. 대전 홈경기이지만 원정팀 NC보다 늦게 출근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한화는 14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팀 훈련을 하지 않았다. 대개 홈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훈련을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몇몇 투수들이 외야에서 러닝을 했을 뿐, 야수들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의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전날(13일) NC전을 마친 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시작 1시간30분 전까지 출근해도 좋다는 공지를 했다. 팀 훈련을 하지 않고 각자 알아서 몸을 풀고 경기를 준비하도록 했다.

오후 3시 원정팀 NC 선수들이 구장에 도착해 스트레칭으로 훈련을 준비했다. 홈팀 한화 선수들이 원정팀보다 늦게 출근하는 보기 드문 풍경이 연출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수베로 감독은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싶었다. 긴 시즌을 항상 똑같은 방식으로 준비할 수 없다. 가끔 새로운 방식으로 변화를 주는 게 필요하다. 일단 오늘 한 번 이렇게 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17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도 한화는 훈련을 생략한 채 선수들의 출근 시간을 늦춘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전날 더블헤더를 치렀고, 날이 더워지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올림픽 휴식기 이후 후반기 개막 첫 주를 보내고 있는 이날 훈련 생략은 휴식의 의미로 보기 어렵다. 입추가 지나 날도 선선해졌다.
후반기 시작부터 2패1무로 승리가 없는 한화는 투타 모두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전력의 한계를 절감하며 최근 10경기 3승6패1무에 그치고 있다. 9위 KIA와 격차가 6.5경기로 벌어져 10위가 굳어졌다. 새 외국인 타자 에르난 페레즈의 합류 외에는 앞으로 기대할 만한 뚜렷한 기대 요소도 없다. 지금 갖고 있는 전력으로 싸워야 하는 상황에서 수베로 감독은 색다른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이다.
수베로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 자체를 지금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다. 후반기에는 연장전도 없어진 만큼 27개 아웃카운트만 잡으면 경기가 끝난다. 선수들에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주문을 계속 하고 있다. 우리 팀 전력이 떨어지는 건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내가 안고 갈 수 있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의 '훈련 생략' 처방이 통할 수 있을까. 한화는 이날 정은원(2루수) 백용환(포수) 하주석(유격수) 노시환(3루수) 최인호(좌익수) 장운호(중견수) 이성열(지명타자) 장지승(우익수) 조한민(1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장시환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