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도중 쿠에바스가 불펜행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어떻게 됐을까. KT 입장에선 상상도 하기 싫은 가정이다.
쿠에바스는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의 호투 속 시즌 6승(3패)째를 챙겼다.
쿠에바스는 13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4.77의 만족스럽지 못한 전반기를 보냈다. 스프링캠프부터 부상을 당하며 4월 15일이 돼서야 시즌 첫 등판에 나섰고, 잦은 기복과 부진으로 이강철 감독의 고민을 가중시켰다. 결국 6월 19일 두산전 6⅓이닝 6실점 이후 사령탑으로부터 불펜행 제안까지 들어야했다.

그러나 쿠에바스의 대답은 NO였다. “그 동안의 야구 경력을 봤을 때 선발이 더 적합하다”며 선발 잔류를 요청한 것. 그리고 그는 6월 25일 한화전 5이닝 무실점 승리를 시작으로 7월 2일 키움전(7⅔이닝 1실점), 8일 삼성전(7이닝 무실점)에서 잇따라 호투를 펼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졌다.
후반기에도 전반기 막바지 기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이날 1회 7구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2회 2사 후 김헌곤의 우전안타로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김지찬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6회 2사 후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을 때까지 무려 12타자를 연달아 범타 처리했다.
다만, 13타자만에 헌납한 안타는 첫 실점으로 연결됐다. 박해민의 안타와 도루로 처한 2사 2루서 구자욱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며 무실점 행진이 깨진 것. 이후 폭투로 처한 2사 3루서 피렐라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쿠에바스는 5-0으로 앞선 7회초 박시영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수 83개를 기록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57개(볼 26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안정적이었고, 최고 구속 146km의 직구 아래 커터, 커브, 체인지업, 투심 등 다양한 구종을 곁들이며 삼성 타선을 1실점으로 묶었다.
KT는 쿠에바스의 호투에 힘입어 삼성을 꺾고 5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쿠에바스는 전반기 막바지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입증하며 후반기 맹활약을 예고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