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안타' 손아섭, "1루 베이스 밟고 어머니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3000안타 도전" [잠실 톡톡]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8.14 21: 47

 롯데 손아섭이 2000안타 이정표를 달성했다. 이어 기분좋은 결승타까지 터뜨렸다.
롯데 손아섭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무사 1루에서 LG 투수 손주영 상대로 초구에 3루쪽 번트 안타로 개인 통산 2000안타를 기록했다.
마차도가 볼넷으로 나간 뒤 LG 배터리와 수비진의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였다. KBO리그 통산 13번째 2000안타, 더불어 손아섭은 역대 최소경기(1636경기), 역대 최연소(33세 4개월 27일) 기록으로 이정표를 세웠다.

OSEN=잠실 조은정 기자] 1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무사 1루 롯데 손아섭이 내야 번트 안타를 성공하고 있다. 2021.08.14 /cej@osen.co.kr

경기 후 손아섭은 "레전드 선배들과 기록에 이름을 함께 올려 영광스럽다. 안타 후 어머니가 제일 먼저 생각났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00안타 달성 소감은.
"굉장히 영광스런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KBO 레전드 선배들과 함께 기록에 이름을 같이 올릴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영광스럽다."
-번트 안타로 달성했다. 
"최근에 4경기 동안 13타수 무안타였다. 상대 투수가 1군 경험이 많이 없는 선수라, 1회에 컨트롤이 안 되다 보니까, 내가 생각하기에 타자와의 승부에 급급할 거라 나름대로 생각하지 못할거라 보고 번트 댔다. 결과적으로 잘 돼 안타가 됐다." 
-1루에서 세이프 된 후 기분은. 
"홀가분한 기분이 들었고, 제일 먼저 어머니 생각이 났다. 짧은 순간에 열심히 달려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어머니 생각이 났는지. 
"어머니는 나를 야구를 시켰던 분이다. 내가 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내가 운동 소질이 있어서 야구를 시켰다. 성장하는데 어머니와 친형이 너무 많은 희생을 했다. 나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2000안타가 끝은 아니지만 대기록 순간에 어머니, 친형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이따 어머니랑 통화하는가.
"주무시지 않는다면, 영상 통화를 하고 감사하다고 말씀 드릴 것 같다."
-2000안타를 넘어서 무엇에 도전할 것인지.
"2000안타는 리셋하고, 앞으로 선수 생활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정확한 수치라기 보다는 이왕이면 대한민국 역사에 내 이름이 제일 위에 있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긴 여정을 다시 출발해야 할 것 같다." 
-실질적인 2000안타는 전반기에 쳤다. 공식기록을 달성한 것이 아니라 후반기 심적 부담은 없었나.
"그 당시에는 홈에 가서 2000안타를 쳐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일요일 안타 못 치고 화요일 홈 팬 앞에서 대기록 세울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전반기가 끝나버리면서 휴식기 동안 조금 찜찜한 것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후반기 시작하면서 안타가 안 나오면서 조금 위축됐다." 
-2000안타도 치고, 결승타까지 쳤다. 
"큰 기록을 세운 날에 결승타까지 세우고 팀까지 이겨서, 팬 분 앞에서 기록 세우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날이 되는 것 같다. 후반기 팀 분위기 좋은데, 나도 보탬이 돼 마지막 반전을 이룰 수 있게 잘 해 보겠다." 
-후반기 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타격 쪽에서는 초반에 내가 팀에 민폐를 끼쳤다. 전준우(형), 안치홍, 정훈(형)은 잘 해왔는데, 내가 출루를 많이 했다면 타격이 더 좋았을 건데, 아쉬운 부분이다. 투수 쪽에서는 전반기 경험이 후반기에는 자신감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강윤구가 와서 잘 해주고 있고, 젊은 선수들의 공이 좋아진 것 같다. 수비하면서 느껴진다. 투타가 전반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올라오지 않았나 싶다."
-롯데 선수로 첫 2000안타다. 
"처음이라는 것이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는 삼성 라이온즈와 함께 프로 원년부터 팀 명이 한번도 안 바뀐 구단으로 알고 있다. 그런 롯데에서 2000안타를 처음으로 쳐서 굉장히 뿌듯하다. 롯데 안에서는 최초 기록이라 의미가 큰 것 같다."
-앞으로 안타는 얼마나 더 치고 싶은가. 
"야구 하면서 2000안타를 생각하면서 야구 한 것은 아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부상 당하지 않고, 몸 관리 신경쓰면서 달려왔다. 어느새 큰 기록을 세웠다. 앞으로 기록을 정해놓고 달리지는 않겠지만,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하게 쌓다보면 아시아에서 2번째로 3000안타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꼭 이루겠다는 것은 아니고,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하게 들어간다면 언젠가는 엄청난 기록이 나올거라 본다. 부상없이 초심잃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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