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이 가장 중요하다.”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감독은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한국 야구의 현재 수준에 대해서 질문을 받았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 실패로 되돌아보게 된 한국 야구의 수준을 경쟁국과 비교해 어느 정도인지,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다년간 지도자 생활을 했던 윌리엄스 감독의 시선도 궁금한 상황이었다.

그는 “한국 야구는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KBO 리그에서 2년 째 보내고 있는 감독은 한국 야구가 천천히 진보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최근 국제 무대에서 한국 야구는 벽에 부딪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이 불리했다”면서 선수들의 육성 과정부터 되짚어봤다. 윌리엄스 감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수들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훈련으로 기량 발전을 이끌어내는 지도자로 꼽힌다. 메이저리그 시절 그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는 2010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해 워싱턴, 오클랜드를 거치며 메이저리그에서 9년간 지도자로 활동했고, 2014∼2015년에는 워싱턴을 이끌며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2014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볼 필요도 있다.
물론 한국에서 지도 방식이 미국, 일본과 비교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좀더 체계적으로 선수를 육성할 필요가 있고,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조언을 보태는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도쿄 올림픽 상황을 두고 “사실 내가 봤을 때 한국이 불리한 면이 있었다. 냉정하게 보면 미국, 일본과 비교해 선수 구성 범위가 제한적이다”면서 ‘육성’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19살 유망주가 있으면 싱글A부터 단계적으로 올라온다. 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육성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구단이 육성에 신경쓰고 있을 것이다. 우리 팀도 육성에 중점을 두고 시스템적으로 접근하는 듯하다”며 “완성된 선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가장 첫 번째로 중요하다고 여긴 것은 어린 선수들 스스로 자신이 어떤 것을 잘 하고, 못 하는지 깨닫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그는 “요즘은 버튼 하나만 누르면 다른 나라, 다른 환경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스스로 넓게 배워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감독의 의견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프로 무대를 꿈꾸는 선수들을 보통 초등학교 3학년 정도부터 공을 잡기 시작한다.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게 되고 길면 대학 진학 후 프로 무대를 노린다.
프로 팀 지명을 받았다고 끝난 게 아니다. 루키팀, 2군에서 다시 배움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이 시간들이 잘 완성되면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틀이 야구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뒤떨어져 있는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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