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한때 불펜행 제안을 받았던 투수가 맞나 싶을 정도의 안정감을 뽐내고 있다. 사령탑은 일희일비를 버리니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고 반등 요인을 분석했다.
쿠에바스는 전반기서 13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4.77의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한 탓에 4월 15일이 돼서야 시즌 첫 등판에 나섰고, 잦은 기복과 부진으로 이강철 감독의 고민을 가중시켰다. 결국 6월 19일 두산전 6⅓이닝 6실점 이후 사령탑으로부터 불펜행 제안을 들어야했다.
그러나 쿠에바스의 대답은 NO였다. “그 동안의 야구 경력을 봤을 때 선발이 더 적합하다”며 선발 잔류를 요청한 것. 이후 그는 6월 25일 한화전 5이닝 무실점 승리를 시작으로 7월 2일 키움전(7⅔이닝 1실점), 8일 삼성전(7이닝 무실점)에서 잇따라 호투를 펼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졌다. 그리고 전날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6이닝 1실점으로 기세를 이었다.

15일 수원 삼성전에 앞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자가격리 이후 첫 등판이라 투구수(83개)를 적절하게 잘 끊었다. 경기가 타이트한 상황이라 피로도를 더 느꼈을 텐데 6이닝까지 끌어줘서 고마웠다”고 흡족해했다.
입지가 불안했던 쿠에바스는 어떻게 최근 3경기 평균자책점 0.87(20⅔이닝 2자책)로 비상한 것일까. 이 감독은 “진지하게 집중력을 갖고 끝까지 하는 모습을 좋게 봤다. 이전에는 조금만 잘 던지면 세리머니가 크고 기뻐하는 모습이 보였는데 이제 그런 것 없이 집중력이 계속 살아있다”며 “여기에 구종도 적절히 유인구를 곁들이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지금은 거의 1선발급”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편 KT는 이날 선발투수 고영표를 1군에 등록하고, 신인투수 지명성을 말소했다. 이 감독은 “(올림픽에 다녀온) 고영표가 그저께 불펜피칭 때 몸이 괜찮다는 보고를 받았다. 본인도 몸을 잘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오늘 던지는 모습을 한 번 보겠다”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