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R 루키 당돌한 데뷔, 허心 사로잡은 이유 있었다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8.15 20: 54

삼성 허삼영 감독이 많은 유망주들 가운데 이재희를 대체선발로 택한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이재희는 1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재희는 대전고를 나와 2021 삼성 2차 1라운드 3순위 지명을 받은 유망주. 허삼영 감독은 올림픽에 다녀온 원태인의 휴식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대체선발을 물색했고, 퓨처스리그서 착실히 데뷔 준비를 하고 있던 이재희를 전격 KT전 선발로 예고했다.

1회말 삼성 선발 이재희가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8.15 /ksl0919@osen.co.kr

퓨처스리그에선 7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8.35로 부진했던 이재희. 그러나 사령탑은 표면적인 기록만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았다. 허 감독은 “마운드에서 전투력이 좋고 자기 공을 던질 줄 안다. 물러서지 않는 투쟁심도 있다”며 “잠재력을 얼마나 펼칠지 궁금하다. 본인 능력을 잘 발휘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은 현재 신인이 마음 편하게 데뷔전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KT와의 지난 2경기를 모두 내주며 3연패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 이에 선발이 조기에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허 감독은 “데뷔전 치고는 압박감이 심하다”라며 “불펜데이나 진배없는 경기다. 선취점을 내주면 따라가기 쉽지 않은 분위기라 최대한 투수교체를 빠르게 가져갈 생각이다. 우리에겐 9명의 불펜투수가 있어 물량공세가 가능하다”고 만일을 대비했다.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3회말 종료 후 삼성 선발 이재희가 더그아웃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1.08.15 /ksl0919@osen.co.kr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이재희는 “1회만 잘 버티면 성공”이라는 감독의 소박한 바람에 당돌한 투구로 응수했다. 2점의 리드를 안은 1회 선두 조용호의 3구 루킹 삼진으로 쾌조의 출발을 보인 그는 2사 후 강백호에 2루타를 허용했으나 곧바로 제라드 호잉을 2루수 땅볼로 잡고 가볍게 첫 회를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15개.
2회에도 선두 배정대와 오윤석을 연속 범타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다. 비록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처한 위기서 심우준에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지만, 금세 안정을 찾고 조용호를 2루수 땅볼 처리했다.
2-1로 앞선 3회에는 선두 황재균에 초구에 동점 솔로포를 맞고 프로 첫 피홈런을 기록했다. 138km짜리 직구가 높게 형성된 결과였다. 하지만 이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강백호-호잉-배정대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후속타 없이 막고 3이닝을 책임졌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재희는 선두 오윤석을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능력도 선보였다.
이는 이재희에게 할당된 이날의 마지막 아웃카운트였다. 삼성 벤치가 움직였고, 이재희는 선배 심창민과 교체되며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이재희는 이날 4회 1아웃까지 총 58개를 던졌다. 스트라이크(37개)와 볼(21개) 비율이 데뷔전답지 않게 안정적이었고, 최고 구속 146km의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등을 곁들이며 1위 KT 타선에 실점을 최소화했다. 허 감독의 말대로 쉽게 흔들리지 않는 멘탈이 돋보인 한판이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이재희라는 원석의 발굴은 소득으로 남았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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