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로서 믿음을 받지 못해서일까.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아쉬운 상황에서 교체됐다. 승리 요건을 갖췄지만, 교체 직후 불펜 투수가 홈런을 얻어맞으며 오히려 패전 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사진] 2021.08.15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16/202108160018777136_611931d798faf.png)
1회 타이 프랜스에게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으나 6회까지 추가 실점없이 잘 던졌다. 특히 피홈런 이후 14타자 연속 범타 처리하며 2~5회를 모두 삼자범퇴로 끝냈다.
6회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를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하며 3타자로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이 호투를 이어가자 토론토는 3-2로 역전시켰다.
운명의 7회. 앞서 홈런을 맞았던 프랜스에게 중월 3루타를 맞으며 무사 3루 위기에 몰렸다. 카일 시거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3루 주자는 움직이지 못했다. 아브라함 토로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1,3루가 됐다. 다음 타자는 루이스 토렌스.
그러자 찰리 몬토요 감독이 마운드로 올라왔고, 투수 교체를 알렸다. 이후 결과는 알다시피 허무한 대역전패였다. 구원 투수 트레버 리차즈가 토렌스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았고, 신인 타자 제러드 켈레닉에게 백투백 홈런까지 허용했다.
![[사진]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16/202108160018777136_6119325fe509f.jpg)
류현진의 교체 시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토론토 현지 매체는 몬토요 감독의 투수 교체를 비난하기도 한다. (류현진 승리가 날아가고, 역전패를 당해 결과론이지만)
류현진이 교체된 시점에서 투구 수는 89개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90구~100구 사이가 11차례, 100구 이상이 3차례나 있었다. 최소한 동점이 될 때까지는 선발에게 책임지게 더 맡겼어야 하는 시선도 있다. 류현진은 팀내 최고 몸값 투수다.
이날 류현진은 땅볼 타구를 9개나 유도했다. 볼넷 직전에도 유격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땅볼을 유도한다면 병살 기회도 있었다. 토렌스는 앞서 2타석에서 모두 내야 땅볼로 아웃됐다.
반면 3루타에 이어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고, 7회 승부처라 불펜 투입이 수순이라는 의견도 있다. 리차즈는 14일 시애틀전에서 8회 등판해 3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냈다.
류현진은 6월 부진하자, 7월 이후로 90구를 넘긴 경기는 8경기 중 딱 1번 뿐이었다. 클리블랜드전 7이닝 2실점 경기였다. 몬토요 감독은 7월부터 류현진의 투구 수 관리에 엄격했다.
류현진은 1회 볼넷 허용 후 홈런을 얻어맞았다. 몬토요 감독은 경기 후 “(7회) 볼넷을 내줬을 때 류현진이 오늘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했다. 불펜 투수가 준비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볼넷을 내 준 토로와 좀 더 자신있게 승부했어야 했는데, 주무기인 커터와 체인지업 제구가 흔들렸다. 벤치에서 볼 때 위기였고, 한계였다. 결과론으로 구원 투수가 홈런을 맞은 것이 문제였지, 교체할 적절한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
류현진은 경기 후 "투구 수도 괜찮았고 힘도 떨어진다는 느낌은 없었다"며 교체에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투수 교체) 그런 것은 선수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벤치 결정에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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