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해진 스트레일리…에이스가 후반기 반격 최대 암초?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8.16 17: 16

신계에서 인간계로 내려왔다. 에이스였지만 언제 공략당해도 이상하지 않을 평범한 투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의 들쑥날쑥한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지난 15일 잠실 LG전에서 3이닝 84구 9피안타 3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고 조기 강판을 당했다. 팀의 1-7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올 시즌의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31경기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205개를 기록했던  ‘언터쳐블’ 투수가 아니다. 올 시즌 19경기 6승8패 평균자책점 4.30(102⅔이닝 49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롯데 스트레일리. 21.06.30 / soul1014@osen.co.kr

5월까지는 10경기에서 3승4패 평균자책점 2.95로 준수했다. 그러나 6월부터 성적이 뚝 떨어졌다. 6월 이후 성적은 9경기 평균자책점 5.85에 불과하다.
5월까지 9이닝 당 탈삼진 9.82개, 볼넷은 3.11개를 기록했다. 삼진/볼넷 비율은 3.16이었다. 하지만 6월부터는 9이닝 당 탈삼진 7.17개로 떨어졌고 볼넷은 3.78개로 늘어났다. 삼진/볼넷 비율도 1.90으로 나빠졌다. 지난 시즌의 9이닝 당 탈삼진(9.48개), 볼넷(2.36), 삼진/볼넷(4.02) 수치들에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물론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경기들이 더러 있다는 것이 스트레일리를 위한 변명이다. 지난 15일 LG전 실점 과정에서 수비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장면이 섞여 있었다. 2회말 무사 1루에서 이재원의 중견수 앞 빗맞은 뜬공 타구 때 중견수 김재유의 늦은 타구 판단으로 안타를 내주는 장면이 있었고 이어진 2사 2루에서 이영빈에게 선제 적시타를 맞을 때 1루수 정훈의 포구 동작이 아쉬웠다. 1루수 정훈이 백핸드 캐치를 시도하려고 했지만 미트를 스치고 우익수 앞으로 빠졌다.
두 장면 이후 스트레일리는 김재유와 정훈을 향해 각각 아쉬움이 담진 격한 제스처를 취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비들의 영향도 이전과 달리 빠르게 승부를 압도하지 못하는 스트레일리 자신이 초래한 것이 아닌지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한다. 구위와 제구의 날카로움은 지난해보다 떨어지지만 동료들을 향해 아쉬움을 표현하는 장면은 더욱 늘어났다.
동료 외국인 투수 앤더슨 프랑코의 성적이 17경기 6승4패 평균자책점 4.65로 스트레일리보다 떨어지지만 몸값 자체에서 기대치가 달랐다.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활약을 바탕으로 총액 17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반면 프랑코의 연봉 총액은 50만 달러에 불과하다. 더욱이 프랑코는 지난해 마이너리그가 열리지 않으면서 실전 경험이 부족한 상태였다. 공교롭게도 6월 이후 프랑코가 8경기 평균자책점 3.88을 기록하며 스트레일리와 정반대의 투구를 펼치고 있다. 최소한의 안정감은 생겼다.
대신 올해, 최근의 스트레일리는 안정감보다 기복이 먼저 떠오르는 실정이다. 후반기 첫 등판이던 지난 10일 NC전 7이닝 무실점으로 반등을 하는 듯 했지만 한 경기만에 다시 5회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왔다.
롯데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두 번의 시리즈 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4승2패로 분위기 좋게 후반기 대반격을 시작했다. 그런데 상승세를 이끌어줘야 하는 스트레일리를 향한 의문부호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스트레일리 스스로도 지난해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지만 상황이 호전된다고 보기는 힘들다. 과연 스트레일리는 후반기 대반격을 이끄는 에이스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