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두둑한 신인 투수, "강백호 선배 꼭 잡고 싶어 힘들어가더라" [오!쎈 인터뷰]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8.17 11: 41

하루가 지났지만 1군 데뷔전의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이재희(삼성)는 지난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마운드를 밟았다. 
선발 투수로 나선 이재희는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재희는 2-2로 맞선 4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심창민과 교체됐다.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만끽하지 못했지만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는 데 성공했다. 
16일 오후 통화가 닿은 이재희는 데뷔 첫 등판을 되돌아보며 "마운드에 오르기 전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1회 첫 타자 조용호 선배님과 상대할 때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나서 긴장이 풀렸다. 이렇게만 던지면 들어가겠구나 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삼성 선발 이재희가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8.15 /ksl0919@osen.co.kr

1군 데뷔 첫 등판을 하루 앞두고 정현욱 투수 코치와 함께 마운드에 올라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던 게 많은 도움이 됐다. "경기 전 코치님께서 '마운드에 올라 야구장 분위기를 한 번 느껴보라'고 하셨는데 도움이 됐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삼성은 KT에 이틀 연속 덜미를 잡히며 3연전 싹쓸이 위기에 놓였다. 데뷔 첫 등판에 나선 이재희에게 적잖은 부담이 됐을 듯. 
"부담이 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제가 해야 할 부분만 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한 타자 한 타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조규제 육성군 투수 코치님께서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편하게 하라'고 말씀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조용호를 3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이재희는 "프로 데뷔 첫 삼진이라 기분 좋았다"고 씩 웃었다. 
15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1회말 삼성 선발 이재희가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1.08.15 /ksl0919@osen.co.kr
1회 2사 후 리그 타격 1위 강백호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으나 3회 풀카운트 끝에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재희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리그 최고의 타자인 강백호 선배님과 대결할 때 다른 선배님들과 상대할 때보다 힘이 많이 들어갔다. 아무래도 잡고 싶다는 생각이 커서 그런 것 같다. 하나 맞고 하나 잡아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3회 선두 타자 황재균에게 1군 데뷔 첫 피홈런을 허용한 걸 두고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들어가면 유리한 만큼 '친다고 다 안타 되겠어'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초구를 던졌는데 그냥 넘어갔다"고 털어놓았다. 
정현욱 코치는 1군 데뷔 첫 등판을 마친 이재희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을까. "1회 첫 타자 삼진을 잡았을 때 코치님께서 박수를 쳐주시는 등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코치님께서 잘 던졌다고 칭찬하시면서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라고 조언해주셨다"고 전했다. 
데뷔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재희는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크다. 그는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승부를 강조하셨는데 원하는 대로 잘 이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보완해야 할 부분을 확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1군 데뷔 첫 등판을 마친 이재희는 1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재희는 "다음에는 길게 던지며 팀이 이기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다음에 더 좋은 모습으로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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