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경기 1이닝만 던지고 연봉 100만 달러(약 12억원)를 챙겼다. LA 다저스와 계약한 지 12일 만에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투수 콜 해멀스(38) 이야기다.
다저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해멀스를 60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등재했다. 최근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시뮬레이션 게임 중 어깨 통증을 느낀 해멀스는 결국 시즌 아웃이 결정됐다.
해멀스는 지난 5일 다저스와 연봉 100만 달러에 선발등판 때마다 20만 달러씩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 장기화, 트레버 바우어의 폭행 혐의에 따른 이탈로 선발진이 비어있는 다저스는 경험 많은 해멀스를 데려와 로테이션을 보강했다.

그러나 계약 12일 만에 시즌 아웃이 결정되면서 100만 달러를 허공에 날렸다. 해멀스는 지난해에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1년 연봉 1800만 달러에 FA 계약했으나 어깨, 삼두근 부상으로 1경기 3⅓이닝 투구에 그쳤다.
겨우내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한 해멀스는 지난달 쇼케이스를 열고 구직 활동에 나섰다. 평균 90마일(145km) 패스트볼을 던지며 몸 상태를 어필한 해멀스는 여러 팀들이 관심을 받은 끝에 다저스로 향했다.
하지만 30대 후반의 나이를 속일 수 없었던 모양이다. 다시 한 번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해멀스는 최근 2년간 1경기 등판으로 빅리그 커리어가 끝날 위기에 놓였다.
지난 2006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한 해멀스는 15시즌 통산 423경기에 등판, 2698이닝을 던지면서 163승122패 평균자책점 3.43 탈삼진 2560개를 기록한 베테랑이다. 2007~2012년 6년 연속 포함 9번의 두 자릿수 승수 시즌에 올스타에도 4차례 선출됐다.
특히 2008년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1.80으로 활약,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이어 월드시리즈 MVP까지 휩쓸며 필라델피아의 우승을 이끌었다. 한 때 빅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선발이었지만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한 채 '먹튀'로 전락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