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영하의 3실점이 비에 씻겨져 내려갔다.
이영하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다.
이날은 후반기 대약진을 노리는 이영하의 시즌 9번째 선발 등판. 시즌 기록은 8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9.36으로, 4월 14일 잠실 KT전 이후 무려 4달 가까이 승리가 없었다. 휴식기 맹훈련에도 후반기 첫 경기였던 11일 대구 삼성전에서 4⅓이닝 4실점(3자책) 난조를 겪은 터. 김태형 감독은 “본인의 공을 던졌으나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은 평소와 달리 시작이 아주 깔끔했다. 1회 13구 삼자범퇴에 이어 중심타선을 만난 2회에도 공 9개로 3타자를 내야땅볼 처리했다. 2년 전 17승 에이스로 활약할 때의 경기 초반을 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3회 선두 류지혁을 8구 끝 볼넷 출루시킨 게 화근이었다. 이후 박찬호의 초구 2루타로 처한 1사 2, 3루서 최원준에 다시 초구에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김선빈의 희생플라이, 최원준의 도루에 이은 김태진의 1타점 2루타로 대거 3점을 헌납했다.
운이 따르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최원준과 김태진의 타구가 모두 빗맞았으며, 우익수 김인태가 김태진의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처리하려다가 놓치고 말았다. 이에 단타가 아닌 2루타가 됐다.
이영하는 폭투로 계속된 2사 3루 위기서 최형우를 풀카운트 끝 1루수 땅볼로 잡고 간신히 이닝을 끝냈다.
이후 두산이 3회말 2-3으로 추격한 가운데 2사 1, 3루 양석환 타석에서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경기가 강행됐지만, 하늘에서 번개가 치자 주심이 1루심과 상의 끝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1시간여를 기다려도 비가 계속되자 최종 노게임이 결정됐다.
이영하의 3이닝 3실점도 하늘 덕에 모두 없던 일이 됐다. 이날의 행운을 발판 삼아 다시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