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를 완벽하게 충전한 탱크처럼 밀어붙였다. 롯데 자이언츠 앤더슨 프랑코가 완벽투로 새로운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다고 재차 알렸다.
프랑코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5구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팀의 1-0 신승을 이끌었고 시즌 7승을 거뒀다.
프랑코는 후반기 첫 등판이었던 지난 11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승리 투수가 됐다. 후반기 첫 등판에서 호투를 했다고 보기는 힘들었다. 3회까지는 완벽했지만 4회부터 실점을 허용하며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17/202108172102773006_611bad73311f8.jpeg)
당시 서튼 감독은 프랑코의 투구를 평가하면서 “이닝이 지날수록 연료가 떨어진 탱크 같았다”라고 말하며 이닝 이팅 능력을 선보이지 못한 프랑코를 비유했다.
하지만 후반기 두 번째 등판에서는 달랐다. 이날 키움 타선을 상대로 깔끔하게 끝낸 이닝은 없었지만 완벽한 커맨드와 로케이션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완벽한 결과를 이끌어 냈다. 특히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완벽했다. 24타자를 맞이해 무려 20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경기를 풀어갔다. 83.3%의 비중이다.
컨디션은 최고조였다. 좌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자신 있게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꽂았고 몸쪽 승부도 과감하게 펼쳤다. 유인구 승부 없이 과감하게 밀고 들어갔다. 탱크, 불도저 어떤 표현을 붙여도 프랑코의 공격성을 표현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최고 152km의 포심 패스트볼(43개), 체인지업(22개), 슬라이더(15개), 투심(5개) 모든 구종이 원하는대로 꽂히니 프랑코 자유자재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프랑코의 공격적 투구에 키움 타자들은 초구, 2구 등 빠른 카운트에 타격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위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2회초 1사 1루, 3회초 1사 1,2루 위기에서 연달아 병살타를 솎아내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한 이닝에 주자 2명 이상 출루한 경우는 없었고 결국 1점 리드에서 불펜진에 공을 넘겼다. 프랑코가 압도를 한 덕분에 키움 타자들의 컨디션은 온전하지 않았고 최준용, 김원중이 이어 받은 불펜진도 무실점 투구로 프랑코의 승리를 지켰다.
6월 이후 평균자책점 5.85로 부진한 원래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 대신 프랑코가 그 자리를 채우는 듯한 모양새다. 같은 기간 프랑코의 평균자책점은 3.37이다. 결과와 내용 모두 프랑코가 모두 앞선다. 에이스 자리의 바통터치가 이뤄지고 있다.
경기 후 프랑코는 "좋은 경기였고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었다. 안중열과 처음 호흡 맞췄는데 리드 잘해줬다.최준용 김원중도 잘 끝내줬고 더블플레이도 결정적이었다. 수비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처음 호흡을 맞춘 포수 안중열에 대해서는 "올림픽 기간 동안 안중열을 만나서 케미스트리를 잘 만들었다. 오늘 안중열과 호흡 맞추는 것 예상하지 못했지만 처음부터 잘 맞아 떨어진 것 기쁘다"라면서 "타겟과 로케이션을 잘 잡아궜고 볼배합에 있어서도 물 흐르듯이 진행을 했다. 그동안 지시완과 항상 호흡 맞췄고 고맙지만 오늘은 다른 포수와도 좋았다"라고 말했다.
프랑코와 처음 호흡을 맞춘 안중열은 "프랑코의 구위 워낙 좋고 제구도 생각보다 훌륭했다. 첫 배터리라 오늘 좋았던 직구와 체인지업을 많이 활용했고 몸쪽 승부가 주요했다"고 호투의 배합을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