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올라가려고 하길래…" 코치-투수 父子 상봉 뒷이야기 [인천 톡톡]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8.18 18: 04

“안 올라가려고 하더라.”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부자 상봉이 마운드 위에서 이뤄졌다. NC 다이노스 이동욱 감독은 "선수와 감독을 하면서 아들이 등판한 경기에 아버지가 있었던 것은 처음인 거 같다”고 했다.
당시 NC 선발투수는 강태경(20)이었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41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신인이다. 올해 신인의 프로 데뷔전이었다.

[사진] NC 다이노스 제공

강태경은 프로 1군 데뷔전에서 한화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5피안타 3탈삼진 4사사구 2실점 투구를 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선발투수로 제 몫을 다했다.
이 감독은 17일 인천 SSG 랜더스 원정을 앞두고 “(강)태경이가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강태경이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던지는 동안 크게 티는 내지 못하고 박수만 보내던 코치가 있었다.
그는 강인권 수석 코치로 강태경의 아버지다. 수석 코치인 아버지 앞에서 아들 강태경이 씩씩하게 프로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4회 2실점을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6회까지 막았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태연에게 안타를 내준 후 교체됐다.
이 때 강태경을 교체하기 위해 마운드로 올라간 코치는 손민한 투수 코치가 아닌 강 수석 코치였다.
사실 강 코치는 자신이 마운드에 직접 올라가지 않으려고 했으나 이 감독이 올라가게 했다. 이 감독은 “수석 코치가 안 올라가려고 했다. 그런데 평생에 한 번 밖에 없는 일이니 올라가서 따뜻하게 안아주고 오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결국 강 코치는 마운드에 올라가 직접 아들의 교체를 진행했다. 한 번 안아준 뒤 내려보냈다.
이 감독은 “따뜻함이 있고, 울림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이 모든 것은 강태경이 잘 던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태경은 16일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앞으로 퓨처스리그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강태경은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더 받고 다음 1군 무대를 준비하게 된다.
/knightjisu@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