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가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4명밖에 해내지 못한 ‘50홈런-20도루’에 도전한다.
오타니는 올 시즌 그야말로 잘 던지고 잘 치고 잘 달린다. 17경기 7승 1패 평균자책점 2.93의 마운드 기록과 함께 타석에서 114경기 타율 2할6푼9리 39홈런 86타점 17도루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홈런 1위, OPS(1.020) 2위, 타점 공동 3위, 도루 공동 10위를 달리고 있다. 도루의 경우 아메리칸리그로 한정하면 순위가 공동 5위까지 뛰어오른다.
그런 가운데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오타니의 올 시즌 메이저리그 역대 5번째 50홈런-20도루 달성 가능성에 주목했다. 50홈런까지는 홈런 11개, 20도루까지는 도루 3개가 필요한 상황. 시즌 종료까지 42경기가 남은 걸 감안했을 때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대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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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서 최초로 50홈런-20도루에 도달한 선수는 윌리 메이스, 1955년 당시 51홈런-24도루를 기록했다. 이후 1996년 브래디 앤더슨이 50홈런-21도루, 1998년 켄 그리피 주니어가 56홈런-20도루에 성공했고,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54홈런-24도루의 역대 최고 성적으로 50-20 클럽에 가입했다. 오타니가 11홈런-3도루를 추가한다면 14년 만에 메이저리그 역대 5번째 역사를 쓸 수 있다.
매체는 “오타니의 경우 평균자책점 3점대 이하(2.93)를 기록하면서 현재의 타격을 해내고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역사적인 시즌을 당연하게 여기면 안 된다”며 “또한 그는 아직 27살밖에 되지 않아 앞으로 더 좋은 시즌을 치를지도 모른다”고 바라봤다.
‘장타준족’의 상징인 50홈런-20도루는 KBO리그에선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일단 KBO리그는 20도루를 떠나 50홈런을 때려낸 타자가 역대 3명뿐이었다. 국민타자 이승엽이 1999년 54홈런으로 역사적인 첫 50홈런 시대를 연 뒤 2003년 56홈런을 때려냈고, 그해 심정수가 53홈런으로 뒤를 따랐다. 이후 박병호가 2014년(52홈런)과 2015년(53홈런) 2년 연속 50홈런으로 거포의 입지를 굳혔다.
그렇다면 이들이 50홈런을 친 시즌의 도루 개수는 얼마나 될까. 국내에도 오타니처럼 장타력과 주력을 겸비한 타자가 있었을까. 이승엽의 경우 커리어 한 시즌 최다 도루가 10개인데 이를 54홈런을 친 1999년에 해냈다. 이후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달성한 2003년에는 7개의 도루가 전부였다. 심정수 역시 2003년 6개밖에 해내지 못했다.
박병호의 주력도 이들과 비슷했다. 52홈런을 친 2014년 8개, 53홈런을 쏘아 올린 2015년에는 10개의 도루를 각각 기록했다. 결국 50홈런 이상을 때려낸 타자의 그 시즌 도루는 10개가 한계였다. 새삼 같은 아시아인으로서 오타니의 기록 도전이 놀라워지는 대목이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