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다 동점 되면 진 느낌” 연장 없는 KBO 후반기 어떻게 보시나요 [오!쎈 이슈]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8.18 11: 23

정규이닝에 승부를 보지 못하면 무승부로 종료되는 2021 KBO리그 후반기. 현장에서는 연장 없는 승부를 어떻게 느끼고, 또 어떤 플랜으로 대비하고 있을까.
KBO(한국야구위원회)는 후반기를 앞둔 지난달 27일 한시적으로 연장전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KBO리그가 1군 내 코로나19 확진자 대거 발생으로 전반기를 완주하지 못했기에 후반기 원활한 일정 소화 및 경기력 유지를 위해 이 같은 변화를 택했다.
지난 10일 후반기 개막과 함께 정규이닝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경우는 총 5차례. 가장 먼저 11일 광주에서 한화-KIA가 7-7로 비긴 뒤 14일 대전에서 NC-한화가 9-9, 인천에서 KIA-SSG가 2-2로 나란히 무승부를 기록했고, 15일 다시 대전에서 한화-NC가 이틀 연속 3-3으로 비겼다. 이후 1, 2위 싸움으로 관심을 모은 17일 수원에서 LG-KT가 5-5로 경기를 마쳤다.

양 팀 선수들이 인사한 뒤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2021.08.14 / dreamer@osen.co.kr

경기를 마치고 KT 선수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21.08.17/rumi@osen.co.kr
연장 없는 승부는 후반기 경기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단 9회 이후 더 이상 뒤가 없기에 필승조, 대타, 대수비, 대주자 등을 보다 공격적으로 운영할 수 있으며, 승률에 따라 무승부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경기 초반 선취점은 1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후반기 무승부를 두 차례 경험한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을 만들어 무승부가 되면 이긴 것 같지만 반대로 이길 때 동점을 허용하면 진 것 같은 느낌”이라고 웃으며 “일단 선발투수에게 5이닝 정도만 기대해도 된다. 5회 이후 리드 상황이라면 6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할 수 있다. 또한 초반 득점에 프리미엄이 붙는 느낌이다. 평소보다 득점 찬스를 무조건 살려야한다는 압박을 받게 된다”라고 달라진 부분을 설명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연장 폐지에 큰 만족감을 표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경기 운영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8, 9회를 아예 수비 위주로 돌릴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연장을 하지 않아서 좋다. 정규이닝만 딱 치르면 된다. 9회에 마무리를 쓰는 것도 부담이 덜 되는 등 좋은 점이 아주 많다”고 껄껄 웃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KT 이강철 감독은 연장 없는 방식이 승률이 높은 상위권 팀들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감독은 “올해 후반기는 비기는 것도 작전이 될 수 있다”며 “승률이 좋은 팀들은 무승부 역시 이득이다. 그러니 일찍부터 마무리를 포함 필승조를 가동할 것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불펜 과부하가 올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 허삼영 감독의 의견도 비슷했다. 연장이 없다고 정규이닝이 줄어드는 건 아니지만, 어떤 상황에도 9회에 경기가 끝난다는 건 체감 상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 수 있다. 허 감독은 “결국 연장이 없다는 하나만으로 선수 투입 시기를 빠르게 결정 내려야 한다. 공격, 수비 모두 9이닝에서 맞춰야 하니 운영에 큰 차이가 생길 것”이라는 시선을 보였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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