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도 아니고…한 바퀴 돌면 무너지는 1차 지명 듀오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8.18 22: 06

혹시나 싶었지만 역시나였다. 타선이 한 바퀴 돌자 여지없이 무너진 곽빈(두산)이다.
곽빈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피안타 5볼넷 1탈삼진 6실점 난조로 시즌 5패(무승)째를 당했다.
이날은 2018 1차 지명 투수 곽빈의 시즌 9번째 선발 경기. 전반기는 부진의 연속이었다. 팔꿈치 부상에서 회복해 3년만에 1군 무대로 돌아왔지만, 7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3.98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후 휴식기 맹훈련을 거쳐 8월 12일 대구서 삼성을 상대로 후반기 첫 등판을 가졌으나 3⅔이닝 5실점 난조로 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다만, 사령탑은 “기록은 좋지 못해도 자기 공을 던졌다”며 향후 전망을 밝게 바라봤다.

1회초 두산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2021.08.05/youngrae@osen.co.kr

이날 초반에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1회 13구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중심타선을 만난 2회에도 단 3타자만을 상대하는 안정감을 뽐냈다. 카운트에 쫓기지 않고 직구, 변화구를 자유자재로 섞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기대는 2회가 마지막이었다. 타선이 한 바퀴 도는 시점에서 여지없이 흔들렸다. 그리고 이날 역시 문제는 볼넷이었다. 3회 선두 김민식의 안타에 이어 박찬호-최원준을 연달아 볼넷 출루시키며 만루를 자초한 것. 이후 김선빈의 3타점 싹쓸이 2루타와 최형우의 적시타로 대거 4점을 헌납했다. 볼넷이 부른 참사였다.
4회에도 선두 류지혁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며 제구가 흔들렸으나 김민식-이창진-박찬호 순의 하위타선을 연속 범타로 막고 실점하지 않았다.
그러나 곽빈의 볼넷 퍼레이드는 5회에도 계속됐다. 이닝 시작과 함께 최원준-김선빈 테이블세터를 나란히 풀카운트 끝 볼넷 출루시키는 난조를 보인 것.
참다 못한 두산 김태형 감독은 2-4로 뒤진 5회 무사 1, 2루서 곽빈의 교체를 지시했다. 이후 장원준이 김태진의 희생번트에 이어 최형우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곽빈의 승계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곽빈은 더그아웃에서 얼굴을 수건에 파묻은 채 아쉬움을 표했으나 이미 6점을 허용한 뒤였다.
곽빈의 이날 투구수는 76개. 스트라이크(39개)와 볼(37개)의 비율이 1대1에 가까웠고, 직구, 커터, 커브 등 보유한 대부분의 구종이 핀포인트에 꽂히지 못하며 최고 구속 151km의 직구 위력이 반감됐다.
두산은 공교롭게도 전날 선발로 나선 2016 1차 지명 이영하 역시 2회까지 완벽투를 펼치다가 3회에만 3점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물론 우천 노게임으로 모든 기록이 없던 일이 됐으나 1차 지명 듀오가 연이틀 3회에 무너지며 향후 선발 운영 고민을 가중시켰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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