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고향팀으로 컴백해서 8년차에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롯데 자이언츠 최영환(29)이 최고의 투구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최영환은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9구 2피안타 1볼넷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최영환은 2014년 프로 데뷔 이후 8년차에 데뷔 첫 선발승에 성공했다.
이날 최영환은 상대의 허를 찌르고 예측하기 힘든 투구 패턴을 선보이면서 키움 타선을 효율적으로 틀어막았다. 최고 144km를 찍은 포심 패스트볼(33개)를 기반으로 슬라이더(20개), 커브(12개), 포크볼(4개)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상대를 무력화시켰다. 6회까지 단 69개의 공만 던졌을 뿐이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18/202108182106774472_611cf84f18162.jpeg)
1회 선두타자 김혜성을 중전 안타로 내보내면서 출발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박동원, 송성문, 윌 크레익을 차례대로 돌려세워 실점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사구를 허용했지만 변상권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했고 예진원을 유격수 병살타로 요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3회부터 5회까지는 볼넷 1개만 허용하고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고 선두타자 김재현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김혜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박동원을 2루수 병살타로 처리, 다시 한 번 위기를 극복했다. 수비진의 도움도 적지 않게 받으면서 이날 개인 최다 이닝인 6이닝을 소화했다.
타선의 흐름이 답답했지만 3점의 리드는 현재 후반기 롯데 불펜진이 지켜내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최영환의 데뷔 첫 선발승이 완성됐다. 통산으로 따지면 2승 째. 한화 소속이던 2014년 4월 19일 대전 LG전 1이닝 무실점 구원승이 한 차례 있었다.
개성고, 동아대 출신인 최영환의 고향은 부산이다. 지난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았다. 한화의 우완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다. 데뷔 시즌 50경기나 출장했다. 1승2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7.10의 성적.
하지만 2년차이던 2015시즌 도중 두 차례나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후 한화는 최영환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뒤 육성선수 신분으로 재활을 도우려고 했다. 그런데 고향팀 롯데가 육성선수가 아닌 정식선수 계약을 제의했고 신분이 불안했던 최영환은 고향팀의 손을 잡았다. 당시 롯데가 한화의 빈틈을 파고 들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우완 파이어볼러의 위용은 잃었다. 대신 제구력과 변화구를 가다듬었고 구속 대신 구위를 끌어올렸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문제까지 해결했다.
지난해부터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으면서 다시금 1군 복귀를 위해 준비했고 전반기 막판부터 선발진에 안착해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후반기 첫 등판이던 지난 12일, 창원 NC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 요건을 채웠지만 불펜진이 이를 무산시킨 바 있다. 하지만 두 번의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고 마침내 선발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