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얼굴 맞힌 100마일 타구, 타자도 큰 충격…죄책감에 기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8.19 09: 10

아메리칸리그 다승 1위 투수 크리스 배싯(32·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는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타구를 날린 상대 타자 브라이언 굿윈(31·시카고 화이트삭스)도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사고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화이트삭스전에서 일어났다. 2회 굿윈이 배싯의 3구째 커터를 받아친 게 투수 정면으로 향했다. 타구 속도 100.1마일(161.2km). 피할 틈도 없이 총알 같이 날아간 타구가 배싯의 얼굴을 맞혔다. 
맞는 순간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배싯이 쓰러졌다. 얼굴을 감싼 채 마운드 위에 주저앉았다.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순간, 선수들과 관중 모두 놀라 경기장에 정적이 감돌았다. 충격받은 선수들은 손으로 입을 가리거나 두 손 모아 기도를 했다.

[사진] 브라이언 굿윈 2021.08.17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타구를 날린 굿윈도 크게 충격을 받은 듯 배싯을 바라보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 다행히 의식을 잃지 않았지만 배싯은 수건으로 흐르는 피를 가린 채 몸을 일으켜 카트를 탔다. 병원으로 후송되는 배싯을 향해 관중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갑작스런 사고 속에 경기는 화이트삭스가 9-0으로 이겼다. 그러나 승패가 중요한 날이 아니었다. 경기 후 토니 라루사 화이트삭스 감독은 "경기 전체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었다. 배싯의 상태가 가장 걱정된다. 너무 무방비 상태에서 맞았다. 배싯이 무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 크리스 배싯 2021.08.18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화이트삭스 외야수 제이크 램도 "야구보다 훨씬 중요한 게 있다. 배싯은 친구이자 오랜 동료다. 배싯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한다"고 말했다. 선발승을 거둔 화이트삭스 투수 레이날도 로페즈도 "같은 투수로서 내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무섭고 힘들고 슬프다"며 안타까워했다. 굿윈도 SNS를 통해 "배싯을 위해 기도하겠다"며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밥 멜빈 오클랜드 감독은 경기 후 배싯의 상태에 대해 "의식은 계속 있었고, 눈을 다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눈 아래 상처난 부위를 몇 바늘 꿰맸다. 검사를 하고 있는데 골절 여부는 내일 중으로 나올 결과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MLB 네트워크' 존 헤이먼 기자에 따르면 검사 결과 눈을 다치지 않아 시야에는 문제가 없지만 광대뼈와 턱뼈가 골절돼 수술을 받아야 한다. 3~5일 내로 부기가 가라앉는 대로 수술할 예정. 회복 시간을 감안하면 당분간 전력 이탈이 불가피하다. 
[사진] 크리스 배싯 2021.08.18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014년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배싯은 2015년부터 오클랜드에서 뛰고 있다. 2019년 첫 10승을 올렸고, 올해는 25경기에서 151이닝을 소화하며 12승4패 평균자책점 3.22 탈삼진 154개를 기록 중이다. 아메리칸리그(AL) 다승과 이닝 1위에 오르며 사이영상 레이스를 이끌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큰 변수가 생겼다. AL 와일드카드 공동 1위로 치열하게 가을야구 싸움 중인 오클랜드에도 대형 악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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