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포수 이현석(29)이 빛을 보고 있다.
백업 포수 이현석이 SSG의 공수에 안정감을 주고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999년생 젊은 투수 최민준(22)의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이끌고, 타석에서는 멀티히트로 팀의 연승에 이바지했다.
2015년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뛰어든 이현석이 마침내 자신의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대학 시절 최고 레벨의 포수로 꼽혔던 그가 프로 무대에서는 백업에 머물러 있었지만, 갈고닦은 기량을 이제 뽐내기 시작했다.

이현석은 수비 능력이 좋고 방망이도 주목해야 할 선수로 평가를 받았다. 정상호, 이재원 다음 SSG 안방을 책임질 선수로 여겨졌다.
하지만 1군과 2군을 오가면서 치열한 경쟁을 감당해야 했다. 올해도 1군 제주 캠프에서 아쉽지 않을만큼 땀을 흘렸지만 이재원과 이흥련에게 1군 자리를 내줘야 했다.
그런데 뜻밖의 기회가 왔다. 주전 포수 이재원이 올림픽 휴식기 동안 옆구리 부상을 입은 것이다. 돌아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공백을 김원형 감독은 이흥련과 정상호에게 차례로 줬다.
이현석은 강화도에서 1군 부름을 기다리는 처지였다. 그러다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를 앞두고 콜업됐다. 대신 정상호가 말소됐다. 이현석은 이 기회를 잡았다.
1군 콜업된 날 포수 마스크를 쓰고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타석 결과는 2타수 무안타였지만, 이태양의 6이닝 1실점 호투를 이끌었다.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투수들이 편하게 느끼는 포수가 있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수가 투수를 편하게 해줄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그 점이 우선이다. 타격보다 더 신경을 쓴다”고 했다.
포수 리드, 수비에서 합격점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 타격도 날카로웠다. 15일 홈런 한 방을 포함해 멀티히트 1타점 경기를 했다.
김원형 감독은 “너무 잘 하고 있다”면서 “지금 (이) 재원이가 빠진 상황에서 타격은 캠프 때부터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수비도 너무 잘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수비도 잘 해주길 당부했는 데 기대에 부응했다. 18일 최민준이 5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할 수 있도록 잘 리드했다. 또 타격에서도 멀티히트로 2경기 연속 2안타를 생산했다.
이현석은 “나보다 팀의 모든 투수가 좋은 공을 던져주고 있다. 또 수비에서는 전력분석 팀에서 정리해준 데이터를 토대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팀 승리의 공을 돌렸지만 그의 활약이 가려진 것은 아니었다.
그는 “앞으로도 팀이 최소 실점을 할 수 있도록 내 몫을 다하겠다”고 했다. 타격을 두고 “자신있는 코스에 공이 왔을 때 최대한 놓치지 않고, 강하게 타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대 투수의 실투를 놓치지 않고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데 최근 경기에서 정타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SSG가 후반기 연패를 끊고 첫 승을 거둔 날, 또 연승에 성공한 날 이현석이 있었다. 그는 SSG의 백업이 아니라 ‘비밀 병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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