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논란’에 휩싸였던 두산 베어스의 A선수는 어떻게 도핑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을까.
두산 A선수가 최초로 금지약물 복용을 의심받은 건 지난 6월. KBO리그가 개막한 4월 무작위 도핑테스트에 걸렸는데 두 달 뒤 소변에서 금지약물의 대사물질이 검출됐다는 KADA(한국도핑방지위원회)의 통보를 받았다.
A선수와 두산은 억울했다. 일단 금지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었고, 행여 금지약물과 관련된 사소한 물질이라도 검출되는 걸 대비해 약물 복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A선수와 두산은 즉각 소명자료를 준비해 7월 KADA 청문회에 이를 제출했다. 그리고 자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해당 대사물질이 꼭 금지약물 복용으로만 검출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찾아냈다. 이는 최종 무혐의를 이끌어낸 결정적 사건이기도 했다.
지난 4월 KADA의 A선수 소변 검사에서는 4-클로로페녹시아아세트산(4-CPA)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됐다. 4-CPA는 금지약물 성분이 아니지만, 금지약물인 메클로페녹세이트가 체내에 들어가면 4-CPA가 대사물질로 검출되는 사례가 있었다. 당연히 A선수의 금지약물 복용이 의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때 A선수 에이전트는 메클로페녹세이트가 아닌 다른 물질이 체내에 흡수되더라도 4-CPA가 검출된다는 화학작용을 소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는 UFC 선수 롭 폰트가 시중에 판매하는 화장품 또는 자외선차단제를 사용할 경우에도 해당 대사물질이 검출된다는 증거를 제출했고, USADA(미국반도핑위원회)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선수 측도 이 사례를 참고해 소명자료를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달이 지나 KADA 측이 17일 오후 6시경 KBO(한국야구위원회)에 “A선수가 토핑 방지 규정 위반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최종 무혐의 공문을 발송했고, 이를 두산이 전달받으며 최종 ‘혐의 없음’으로 A선수가 의혹을 벗게 됐다.

A선수 에이전트는 18일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금지약물 검출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언론을 통해 정확하지 않은 정보들이 새어나갔다. 금지약물이 아닌 금지약물의 대사물질이 발견된 것”이었다며 “우리는 대사물질이 다른 금지되지 않은 성분으로부터 나올 수 있는 부분을 확인해 소명했고, KADA 측에서 소명 내용이 맞다고 인정을 해주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결국 두 달간의 힘겨운 싸움 끝 A선수가 금지약물을 복용하지 않았고, 또 금지약물이 검출된 적도 없다는 사실을 확실히 증명했다. 해당 선수의 4-CPA 검출은 바디로션 사용에 따른 것이었다고 추정만 되고 있다.
A선수 에이전트는 “아무래도 선수의 인생을 날릴 수 있는 이슈이다보니 모든 사안이 민감했다. 사실 하지 않았다는 걸 하지 않았다고 밝히는 게 많이 어려운 일”이라며 “미국에서 운 좋게도 A선수와 비슷한 케이스가 있었고, 소명이 결국 무혐의로 최종 결론이 났다. 물론 최종 결론이 나기도 전에 해당 과정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며 선수, 구단 모두 피해를 입었으나 어쨌든 의혹을 벗게 돼 다행이다”라고 안도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무혐의를 접한 뒤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18일 잠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선수 본인이 가장 마음고생을 많이 했을 것이다. 선수 본인과 팀에게 모두 잘 된 일이다”라며 “이제 (이 일을 계기로) 선수들이 조금 더 조심스러워질 것 같다. 사소한 부분도 한 번 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현재 2군에 있는 A선수는 향후 퓨처스리그 경기를 몇 차례 소화한 뒤 1군 무대로 돌아올 계획이다. 이번 무혐의를 통해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1군 복귀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