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난 브룩스가 윌리엄스 살릴까? 궁금해지는 KIA 2022시즌 체제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1.08.19 08: 04

2022시즌도 윌리엄스 체제일까?
맷 윌리엄스 감독은 2019년 가을 많은 관심을 받으며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았다. 구단 역사상 외국인 감독은 처음이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김병현과 함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주전 3루수, 워싱턴 내셔널스의 감독으로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화려한 경력의 보유자였다. 
한국에서는 웃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늦게 시작한 2020시즌은 5강 싸움을 했으나 6위에 그쳤다. 73승71패의 성적을 올렸다. 애런 브룩스와 양현종의 원투펀치에 프레스턴 터커, 최형우, 나지완의 중심타선까지 가동했으나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에이스 브룩스가 9월 갑자기 가족들의 교통사고로 미국으로 조기 귀국했던 것이 결정적인 이유로 작용했다.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도 발목을 잡았다. 불펜진도 돌아가며 부상을 당한 것도 치명적이었다. 이들의 그래도 임기영과 이민우를 시즌 끝까지 선발투수로 기용하는 뚝심을 보였다. 박찬호도 풀타임 유격수로 만들어냈다. 
2021 시즌 뚜껑이 열리자 4월 한달은 버텼지만 5~6월 급추락했다. 투타 모두 붕괴되었다. 홈런을 때리지 못하는 터커의 부진, 최형우와 나지완의 부상 이탈, 다니엘 멩덴이 장기간 팔부상으로 이탈했고, 브룩스도 6월 한 달을 쉬었다. 불펜도 마무리 정해영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때 최하위까지 몰렸다. 
7월 들어 반전이 생겼다. 최형우와 브룩스가 돌아오고, 김호령이 연일 장타를 몰아치며 6연승을 질주했다. 올림픽 휴식기에 멩덴이 돌아오면서 투타의 완전체를 구축하는 듯 했다.  9위로 쳐졌지만 대반격의 힘이 생겼고, 실제로 자신감도 있었다. 그런데 브룩스가 후반기를 앞두고 대마초 성분이 포함된 전자담배를 해외직구로 구입해 덜컥 퇴출 당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작년에 이어 올해까지 브룩스 리스크로 인해 제대로 싸워볼 수 있는 힘을 잃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윌리엄스 감독은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분석도 있다. 올해까지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실적 문제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었다. 3년 계약이라 1년이 남았다. 구단은 계약기간을 보장할 방침이지만, 팬심의 향방도 주요 변수이다. 
아울러 우등 성적을 기대하기 힘든 부분도 분명히 있다. 2년 동안 핵심 전력 유출만 있었다. FA 안치홍은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하고 싶어했지만,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도 지난 2월 좌고우면하다 미국으로 건너갔다. 두 번째 외국인 투수 실적도 여의치 않았다. 여기에 에이스 브룩스는 두 차례 결정적인 리스크를 안겼다. 주력들의 줄부상도 발목을 잡았다. 
젊은 선수들을 끌어올려야 하는 리빌딩 숙제까지 떠안았다. 주어진 전력으로 경기를 하는 메이저리그 감독 출신에게는 생소한 업무이다. 그럼에도 윌리엄스 감독의 전략과 용병술에 대해서도 엄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제 후반기를 시작했고, 영건 김현수와 김유신이 제몫을 하며 희망도 주고 있다. 그래서 더욱 윌리엄스 감독이 어려운 처지에서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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