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백신 영화"...'보이스' 변요한→김무열, 피해자 위로할 '사이다' 될까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1.08.19 12: 09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영화 '보이스' 팀이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한 작품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19일 오전 영화 '보이스'(감독 김선·김곡, 제작 수필름, 제공배급 CJ ENM) 측은 온라인 제작보고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주연 배우 변요한, 김무열, 김희원, 박명훈과 김선, 김곡 감독이 참석해 박경림의 진행 아래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한서준(변요한 분)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설계자 곽 프로(김무열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리얼 범죄 액션 영화다. 여기에 김희원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하는 이규호 역으로, 박명훈이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천 본부장으로 가세해 긴장감을 더한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스피싱에 피해를 입었지만 아직까지 그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한 선례는 없는 바. '보이스' 팀은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죄책감을 위로하고 영화로나마 가해자들을 소탕하는 '사이다' 같은 통쾌함을 선사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변요한은 "시나리오를 받고 처음에는 흥미롭다는 생각을 가볍게 했다. 그 다음에 해외 촬영을 갔는데 카톡으로 보이스피싱을 당했다. 저희 어머니한테 저인 척 하고 200만 원을 보내달라고 했다더라. 제가 지금도 용돈을 받는데 돈을 받을 때는 존댓말을 쓴다. 거기서 제가 심각성을 알고 보이스피싱이 우리 가까이에 왔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참여하게 됐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김무열 또한 "저도 저희 어머니한테 누가 저를 가장해서 문자를 보냈더라. 저는 용돈을 안 받은지 오래 돼서 어머니가 이상해서 저한테 문자를 보내셨더라"라며 보이스피싱 경험담을 밝혔다. 그는 "다행이었다. 제가 용돈을 안 받은 지 오래됐다는 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누군가 저를 사칭했다는 게 너무 소름돋았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는 현실감이 떨어졌는데 찾아보니까 실제로 그렇게 다양하고 세밀한 방법들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김희원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저도 돈 협상 전까지 끝났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전화를 받아봤겠다고 생각했다.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다고 생각했다. 저 같은 경우 박명훈 씨가 옆에 있으면 박명훈 씨 이름으로 저한테 전화가 왔다. 그래서 핸드폰을 보여주고 모르는 척 하고 받았더니 그러는 척 하고 전화를 하더라"라고 했다. 
박명훈 역시 "저라고 없겠나"라며 "한 10년 전에 누나 아들인 조카가 있는데 학교 수업 중에 매형한테 전화가 왔다더라. 매형이 통화를 하면서 손짓으로 누구한테 전화를 하라고 해서 선생님과 통화한 경험들이 있었다"라고 보이스피싱 경험담을 말했다. 
그만큼 보이스피싱 범죄가 만연한 터. 김선 감독은 "누구나 보이스피싱을 당할 수 있는데 가해자들을 잡는 게 쉽지 않다. 점조직이라. 그러나 영화에서나마 그들을 잡는 통쾌함과 섬세한 범죄 과정을 보여드리면서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는 생각에 결정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불어 김곡 감독은 "실제로 점조직으로 이뤄지는 범죄인데 가해자를 알 수 없고, 속속들이 범죄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피해액도 커지고 있다. 그런데 가해자가 익명에 숨어있다 보니 피해자들의 죄책감이 너무 크다. 그런 악질 범죄이기 때문에 저희가 사회운동가는 아니지만 영화적으로나마 이 것들을 해부해서 당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리고 피해자 분들의 억울함을 달래보고 싶었다. 또 영화지만 보이스피싱 세계를 박살내는 통쾌함을 더하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변요한의 거친 액션, 보이스피싱 범죄자 역할을 맡은 김무열의 '구강 액션' 등으로 기대를 더한다. 이에 변요한은 "액션은 무술 감독님과 하드 트레이닝을 했다. 치밀하게 부상 없이 할 수 있도록 교육 받았다. 그는 김무열 선배님과 첫 작업인데 '척하면 척’이었다. 인물의 포지션을 명확하게 연기하지 않았나 싶다. 많이 의지했다"라고 말했다. 
김무열은 "액션 호흡에 있어서 변요한이 정말 몸을 안 사린다. 온몸을 던지는 액션을 현장에서 본 건 처음인 것 같다. 오히려 액션 팀에서 걱정할 정도로 정말 불사질렀다. 그걸 보면서 저도 당연히 제 몸의 일부분이나마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 부분을 정말 잘 소화한 것 같다. 그러면서 부딪히는 타격감을 정말 잘 살려준 것 같더라"라고 칭찬하기도.
그는 "나이는 얼마 차이 안 나지만 후배인데 이 친구를 보면서 존경을 느꼈다. 내가 왜 저런 걸 알면서도 못했나 생각할 정도였다. 많은 생각을 했고 배우 변요한이라는 사람이 훌륭한 배우라는 걸 상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곡 감독은 액션에 대해 "보이스피싱은 현재 진행형인 범죄다. 리얼하게 진행된다. 이 영화가 리얼리티를 담보하는 영화처럼 보이길 원했다. 저세상 영화가 아니라. 그러다 보니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연출, 기교가 많은 액션보다는 현장에서, 흙바닥에서 실제로 일어날 것 같은 싸움이 콘셉트였다. 그래서 액션스쿨 무술 감독님과 변요한 배우와 어떻게 하면 더 액션이 리얼해질까 항상 고민했다. 사실 그게 합을 아무리 짜도 화려해지기 보다는 막싸움처럼 일어나는 합이 더 위험하다. 그런데 변요한 배우가 몸을 던져서 맨몸으로 해냈다. 스턴트 대역이 변요한 배우 역할에 있어서는 거의 없다. 이런 배우는 한국에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거의 드물 것 같다"라고 칭찬했다. 
감초들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김희원은 "동료 배우들의 활약에 굉장히 든든했다"라며 "저는 영화에서 천 본부장(박명훈)의 모습을 볼 때마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너무 생각나서 좋았다"라고 웃기도 했다. 
이에 박명훈은 "평소 워낙 좋아하던 후배 두 분과, 예전에 공연에서 본 김희원 선배님과 합을 맞췄다. 변요한 배우와 김무열 배우 모두 피 터지게 몸을 불살라서 저는 중간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눈치를 보기도 했다. 너무 열정적으로 찍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후배지만 배울 점을 많이 느꼈다"라고 화답했다.
더불어 김선 감독은 "연출로서 느끼는 쾌감이 분명히 있다. 배우들이 짜준 동선을 아름답게 소화할 때 쾌감이 있다. 그렇지만 하다 보면 위험한 순간들이 온다. 그럴 때 걱정이 앞선다. 리얼 액션이기 때문에 강력한 장면이 많은 데 그럴 때마다 위험이 많았는데 안전하게 끝나 감사하다"라고 했다. 
김무열은 "혼자 많은 대사를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는데 현장에서 상대 배우한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도 도움을 많이 받았다. 저희가 100여 분 되는 배우 분들과 연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100여 분들이 연기를 정말 열정적으로 해서 거기서 큰 에너지를 받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기했다. 공연 한 편 마치는 기분이었다. 즐거웠다"라고 했다. 
무엇보다 김희원은 "이 대사 때문에 이 영화를 했다.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게 메시지인 것 같다"라며 작품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에 김곡 감독은 "보이스피싱 조직은 점조직이다. 멤버들 간 서로 이름도 잘 모른다. 그래서 하나가 없어지면 다른 멤버로 대체되기도 싶다. 본거지가 한국에 잘 없고 동남아, 중국으로 퍼져나가 있다. 정말 치밀하고 조직적이고 초현대적인 범죄. 그런 치밀함을 묘사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김선 감독은 "보이스피싱 사례들을 많이 연구했다. 피해자 분들, 지인 분들을 많이 만나 봤다. 사실 영화를 한다면서 더 많이 만나봤다. 이 영화를 한다고 하니까 그제서야 말은 안 하고 있어지만 피해자 분들, 지인, 친척 분들이 고백을 했다. 무엇보다 전문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능범죄수사대, 화이트해커, 금융감독원 보이스피싱 전담반 분들께 피해 사례와 디테일한 부분들 조언을 많이 받았다"라고 했다. 
김무열도 "보이스피싱 범죄 과정에서 매뉴얼을 만들어놨다고 하더라. 상대방의 대답에 따라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그게 소름 돋더라"라고 했다. 김희원 또한 "당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짜인 게 소름 돋았다. 제일 충격인 건 범죄를 당하고도 말을 못하는 피해자들이 너무 가슴 아팠다. 영화를 보신 다음에는 범죄니까 피해 사실을 떳떳하게 신고하고 해소했으면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범죄의 경우 피해자들이 신고부터 망설이는 경향을 보이는 바. '보이스'가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죄책감을 달래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는 9월 극장가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CJ EN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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