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투수진의 후반기 대약진은 '천지개벽'할 정도다. 그리고 덩달아 선수들의 ‘퇴근 시간’도 앞당겨졌다. 선순환의 고리로 이어질 수 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이미 시리즈 2승을 선점해 위닝시리즈를 예약한 뒤 나섰던 지난 19일 키움과의 경기가 1회말 우천 노게임으로 선언이 되면서 시즌 첫 스윕 기회가 사라졌지만 지옥의 7연전에서 숨통을 틔울 수 있었기에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다. 연일 접전을 펼치면서 피로가 쌓이는 선수단에게는 단비였다.
연일 접전을 펼쳤고 이를 승리로 연결시켰다. 투수진의 힘이 컸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5.63(10위), 피OPS .798(10위), 이닝 당 출루 허용 1.58(9위) 등 투수 지표 대부분이 꼴찌에 머물렀던 투수진이었다. 하지만 올림픽 휴식기를 거치면서 환골탈태했다. 평균자책점 2.57(1위), 피OPS .590(2위), 이닝 당 출루 허용(2위) 등 대부분의 지표가 이제는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20/202108200238777068_611e994ade61f.jpeg)
서튼 감독 주도 하에 올림픽 휴식기 동안 열린 ‘서머캠프’의 효과가 톡톡히 발휘되고 있다. 서튼 감독은 부임과 동시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하면서도 자신의 목표는 확고하게 선수단에게 전달했다. 그는 “선수단에 전달한 ‘챌린지’ 중 하나가 ‘안타 10개를 치지 않고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였다. 후반기에는 선수들이 잘 이행을 해주고 있다”라고 전했다. 투수진이 탄탄해야 자신이 강조하는 ‘위닝 컬쳐’에 가깝게 다가설 수 있다는 의미였다.
여기에 경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있었던 휴식기 동안 투수와 포수, 해당 파트 코칭스태프들 모두 모여서 깊은 대화를 나누는 시간들을 가졌다. 서튼 감독은 “캠프 기간 이용훈 코치, 임경완 코치, 브랜든 맨 피칭 코디네이터, 최현 배터리 코치와 투포수들이 함께 모여서 데이터들을 공부했고 우리 팀 투수들 개개인의 강점, 최고의 무기들을 재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라며 “강점을 극대화 하면서 발전해야 하는 지점들을 논의하고 고민했다. 투수들이 자기 강점을 알고 자신 있게 상대 타자들을 공략하면서 업그레이드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서머캠프' 기간 동안 투수진의 준비 과정을 말하는 서튼 감독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신감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후반기 6연속 세이브 행진을 펼치고 있는 김원중은 “큰 틀에서 코치님이 ‘항상 자기 자신을 믿고 확신을 갖고 공을 던져라’고 말씀해주셨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확신을 갖고 확신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가자는 주문을 하셨고 그 결과가 지금 나오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사직 키움전에서 데뷔 첫 선발승(6이닝 무실점)을 따낸 최영환은 “그냥 현재 우리 투수진에 걱정거리가 없는 것 같다. 부정적 생각이나 행동들이 없다. 그래서 마운드를 내려올 때도 마음 편하게 내려왔다. 불펜진이 그냥 잘 던져줄 것 같았다”라며 선수들 사이의 믿음과 확신을 언급했다.
결국 투수진의 활약과 함께 롯데는 후반기 가장 빨리 ‘퇴근’을 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롯데는 전반기 지독히 긴 경기 시간으로 악명이 높았다. 긴 경기 시간은 졸전을 의미했고 선수단의 피로가 누적될 수 밖에 없는 환경에 항상 노출이 돼 있었다. 전반기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25분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길었다. 경기 종료 시간이 10시를 훌쩍 넘긴 적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투수진이 이닝을 깔끔하게 끝내고 매듭 짓고 있다. 당연히 경기 시간도 단축됐다. 후반기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 53분이다. 약 30분이 빨라졌고 10시 이전에 선수들이 퇴근할 수 있게 됐다.
경기를 속전속결로 끝낼수록 선수들의 휴식 시간은 길어지고 체력도 아낄 수 있다. 밀도 높은 경기에 선수들의 집중력도 당연히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반복적인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후반기와 함께 롯데 투수진은 180도 바뀌었고 후반기 대진격을 향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8/20/202108200238777068_611e994b2b96e.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