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69구에서 뺐을까?
키움 히어로즈 이적생 정찬헌(31)이 쾌조의 투구를 이어갔다. 그러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정찬헌은 2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완벽투를 펼쳤다. 6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고 1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의 쾌투였다.

KIA 타선을 맞아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단 한 명도 2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고, 2회 선두타자 최형우에게 좌전안타를 내주었다. 그러나 나머지 타자들을 봉쇄하고 3회도 무안타로 넘겼다.
4회는 1사후 이창진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으나 김태진을 2루 병살로 유도하는 노련함을 보였다. 이어 5회와 6회 6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요리했다. 2-0으로 앞선 7회부터 불펜에 마운드를 넘기고 등판을 마쳤다.
남다른 제구를 바탕으로 투심과 포크와 커브를 중심으로 절묘한 완급투로 KIA 타자들을 잠재웠다. KIA 타자들의 방망이를 빨리 끌어내는 투구였다.
그런데 6이닝을 69구로 끝낸 것이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7회 구원에 나선 김성민이 최형우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맞았다. 2사1루에서 바통을 이은 김태훈이 우익수 옆 2루타를 맞고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결국 팀은 2-3으로 패했다.
키움측은 강판과 관련해 "투구수와 관계없이 6이닝만 소화하고 내려오기로 했다"며 이유를 밝혔다. 선발투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리하는 차원이었다. 아울러 무조건 9이닝 경기라 휴식을 취한 불펜을 조기에 가동하는 측면도 있었다.
그럼에도 정찬헌이 5일을 쉬고 등판한터라 충분히 힘을 남아있을텐데 결과적으로 아쉬운 강판이 되고 말았다. 물론 2경기 연속 호투를 하면서 선발진에 천군만마의 힘이 된 것만해도 큰 수확이었다. /sunny@osen.co.kr